'입주 밀렸는데, 중도금 금리는 2배 올라'…오피스텔은 계약해지 분쟁중
아파트의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투자처 중 하나로 떠올랐던 오피스텔이 수분양자들과의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과 부동산 규제 완화 여파로 오피스텔에 대한 가격 하락이 가파른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 대내외 변수로 입주 지연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계약 해지’를 둘러싼 다툼이 여럿 벌어지고 있다.

창릉 베네하임 3차, 40여명 계약 해지 요구
24일 고양시 및 창릉 베네하임 3차 입주 예정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분양한 이 오피스텔은 오는 7월 말 입주를 앞두고 시행·시공사와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수분양자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입주민은 6개월이 넘게 지연된 사태의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고, 시행·시공사 측은 화물연대 파업 등 대내외 변수로 인해 공사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계약 해지는 불가하다며 맞서고 있다.
당초 이 오피스텔의 입주 예정일은 올해 1월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며 입주 예정일이 여러 차례(1월→4월→6월→7월말 등) 미뤄졌다.

입주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수분양자들의 피해는 커졌다. 전·월세 등 임대를 목적으로 분양받았던 이들은 새로 임대차 계약을 알아봐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입주를 준비했던 이들은 짐을 맡기고 친척 집을 전전하거나 기존에 살고 있던 집의 계약을 겨우 연장하고 입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금전적 손실도 큰 상황이다. 분양 시 약정됐던 4.5%의 중도금 대출 고정 금리가 9%로 치솟았다.
강민석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공기 지연에 따른 귀책 사유가 사업자 측에 있음에도 수분양자들에게 9%의 중도금 대출에 사인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창릉 베네하임 3차 일부 수분양자들은 시행·시공사에 입주 지연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분양계약서에는 원입주예정일에서 3개월이 넘어도 입주가 불가능할 경우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는데 40여 명의 입주민들은 이를 근거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시행·시공사는 계약 해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측 이귀형 광성종합건설 전무이사는 "코로나 사태로 인력 수급이 어렵게 되면서 공사가 밀렸고 이후 철근 파동, 시멘트 파동, 화물연대 파업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저히 공사기일을 맞출 수 없었다"며 "현재로선 계약 해지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입주민들이 소송을 건다면 받아들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약 해지를 바라는 입주민이 전체의 10분의 1이므로 나머지 계약자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입주예정일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은 중도금을 덜 내는 방식으로 보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관할 지자체인 고양시도 난감해하고 있다. 창릉 베네하임 3차 일부 수분양자들이 입주 지연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와 관련된 민원을 넣고 있지만, 중재에 나설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원 고양시 시민안전주택국 건축허가팀장은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와 규제 완화 영향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가격 하락이 가파르게 일어나면서 베네하임 3차를 비롯한 여러 오피스텔 사업장의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 요구를 하고 있다”며 “솔직히 베네하임 3차 사업자도 건설경기 악화와 대외적인 변수로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가 나서서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찬밥 된 오피스텔 공급도, 경쟁률도 바닥
부동산 업계에서는 베네하임 3차처럼 오피스텔을 둘러싼 계약 해지 문제가 점점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시장이 호황일 당시 아파트보다 규제가 적어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지만, 치솟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그리고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투자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때 수 천대 1을 기록한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208'의 경우 분양가와 비교해 1억원이 싼 매물이 나왔고, 오는 6월 입주하는 교대역 인근 '엘루크 반포'는 5000만원 낮춘 매물이 등장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오피스텔 분양 물량과 청약 경쟁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전국 오피스텔 공급물량은 2277가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5월은 6139건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것이다.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2020년 25.2대 1, 2021년 4.8대 1, 지난해 13.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다 올해는 4.0대 1로 하락했다.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청약에 나선 오피스텔 12개 단지 중 절반인 6곳은 미달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 중 상당수가 원자잿값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입주 지연된 상태”라며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수요 이탈이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분양을 받았던 이들 중 상당수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입주 지연을 이유로 계약 해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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