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부채협상 난항 속 하락…나스닥 1.26%↓

뉴욕=조슬기나 2023. 5. 2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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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전날 부채한도 관련 회동이 재차 성과 없이 끝난 후 이날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31.07포인트(0.69%) 떨어진 3만3055.5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7.05포인트(1.12%) 낮은 4145.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0.53포인트(1.26%) 하락한 1만2560.2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에너지주는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1%이상 뛰었다. 셰브런은 HSBC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전장 대비 3%가까이 상승했고, 엑손모빌, 마라선오일, 옥시덴털페트롤리엄 등도 랠리를 보였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확인되면서 모더나가 8%대, 화이자가 2%대 상승하는 등 백신주도 강세를 보였다.

애플과 브로드컴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5G 무선주파수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브로드컴은 1.2% 올랐고, 애플은 1.52% 내렸다. 옐프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TCS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면서 6%가까이 상승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영국 반(反)독점 당국의 제동으로 ‘기피’(Giphy)를 매각하며 상당 손실을 봤다는 소식에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지역은행주인 팩웨스트 방코프는 3.5% 올라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르면 6월1일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 속에서 정치권의 부채한도 상향 논의,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향방 등을 주시하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현금이 모두 소진되는) X-데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은 전날 오후 회동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하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를 통한 세제 개혁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도 "대통령과 나는 데드라인을 알고 있기에, 매일 논의할 것"이라고 디폴트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재무부가 디폴트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타 정부 기관들에 지급해야 할 돈을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디폴트가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직전까지 이어질 불확실성과 그 여파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알리안츠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우리는 경제를 운용하는 능력에 대해 매우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콜마르 MRB파트너스 글로벌 전략가는 "부채한도 이슈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합의가 일찍 이뤄질 경우 시장에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동결이냐, 추가 인상이냐 통화정책을 둘러싼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6월 FOMC에서는 동결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7%가량 반영하고 있다. 잇따른 Fed 당국자들의 매파 발언으로 전날 74%대비 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추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망은 32%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에는 5월 FOMC 회의록 외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물가지표인 4월 PCE가격지수,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등 경제 지표들도 줄줄이 공개된다. 투자자들은 24일 발표되는 FOMC 회의록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등을 둘러싼 힌트를 찾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일 예정된 4월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중 예정된 Fed 당국자들의 연설에서도 추가 긴축에 무게를 둔 발언이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Fed 의장을 역임한 벤 버냉키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야 하고 이를 위해 경제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가 공개한 ‘무엇이 미국 팬데믹 시대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원인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급 충격과 정부 부양책을 함께 꼽았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궁극적으로 노동 수요와 노동 공급 간의 더 나은 균형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며 "Fed가 인플레이션을 물가 안정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경제둔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올리비에 블란차드와 함께 작성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의 결론은 인플레이션이 사라지려면 경제가 식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즉 노동시장이 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S&P 글로벌의 5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5월 제조업 PMI는 48.5로 기준선 50을 하회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한 비제조업지수는 -16으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4월 신규주택 판매는 4.1% 증가한 68만3000건으로 다우존스 추정치(66만8000건)를 웃돌았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70% 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32% 선에서 움직였다. 긴축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중 한때 2년물 금리는 4.4%를 돌파해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3% 오른 103.5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투기꾼들에게 경고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6센트(1.19%) 오른 배럴당 7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4일에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회의가 예정돼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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