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3위 후보, 결선투표서 에르도안 지지 선언

1차서 접전… 재집권 가능성 커져
‘지지층 분열, 예측 어렵다’ 관측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오른쪽) 튀르키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대선 1차 투표 당시 3위를 기록한 시난 오안 무소속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극우정당 연합 '아타(ATA) 동맹'의 후보로 출마했던 오안 의원은 22일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 대선 1차 투표에서 5.17%를 득표한 3위 후보 시난 오안 무소속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1, 2위 후보 간 표차가 5% 포인트도 되지 않는 접전 상황에서 오안 의원의 지지선언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안 의원은 22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선투표에서 인민동맹의 에르도안 후보를 지지한다”며 “나의 지지자들에게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극우정당연합 ‘아타(ATA)동맹’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영 TRT방송 인터뷰에서 오안 의원의 지지선언에 사의를 표하며 “그와의 연합이 튀르키예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러와의 전쟁 등 많은 문제에 있어 의견이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득표율 49.52%,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88%를 기록했다. 89%에 육박하는 투표율에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후보는 오는 2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오안 의원은 지난 19일 이스탄불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1시간가량 만났다. 회동 전 NYT와 인터뷰에서 지지 조건으로 쿠르드족 분리독립 투쟁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난민 송환을 요구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CNN인터내셔널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그런 식으로 협상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오안 의원의 조건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쿠르드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지지를 얻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뒤늦게 쿠르드족과의 평화협상을 배제하고 난민 송환을 공약하며 구애했지만 오안 의원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주도하는 인민동맹이 600석 중 323석을 확보한 것도 오안 의원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1차 투표 이후 오안 의원의 아타동맹이 분열돼 그의 지지층이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안 의원을 지지했던 승리당 대표 위미트 외즈다으는 별도 입장 발표를 예고하며 오안 의원의 지지선언에 대해 “오로지 그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개헌안에 따라 2033년까지 30년 장기 집권할 수 있게 된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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