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자금세탁 위해 '클레이페이' 선택 가능성"

공병선 2023. 5. 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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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페이, 유통량 적어 자금세탁 적합"
檢 "클레이페이 이 모 대표 부분 확인 조사"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가상화폐를 교환하는 데 이용한 플랫폼까지 압수수색하며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곳은 일반 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플랫폼인 만큼 김 의원의 자금세탁 및 가상화폐 사전정보 취득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자금세탁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발행량이 적은 곳으로 갈아타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가상화폐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를 운영하는 변창호씨는 24일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나선)클레이페이는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는 가상화폐로 자금세탁에 적합하다"며 "김 의원이 사전 정보를 받아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면 투자 손실을 봤다는 알리바이를 통해 자금세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페이가 유통량이 적은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시세 조정이 쉬워 투자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가상화폐 업체 '오지스'를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은 오지스에서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지스는 '클레이스왑'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클레이스왑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형태의 예치 서비스다. 아울러 가상화폐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클레이스왑은 국내 1위 디파이 서비스지만 단기매매에 적합하지 않고 접근성도 낮아 일반 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서비스이기도 하다.

검찰은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을 활용해 자금세탁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클레이스왑을 통해 위믹스 59만여개를 '클레이페이'로 교환했다. 클레이페이는 1코인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지난해 1월 출시됐다. 김 의원이 교환할 당시 클레이페이의 가치는 21억원 상당으로 36억원에 달하던 위믹스의 가치에 한참 못 미친다. 출시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가상화폐에 손실을 감수하면서 36억원가량을 투자한 셈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클레이페이 서비스는 중단됐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전날 취재진을 만나 "(김 의원의) 혐의 내용을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자금세탁과 연관된) 클레이페이 이 모 대표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김 의원이 투자한 잡코인의 흐름도 파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4, 5월 클레이스왑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가상화폐를 넷마블이 발행한 플레이투언(P2E·돈 버는 게임) 가상화폐 '마브렉스'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가상화폐 교환을 통해 보유한 마브렉스의 가치는 약 10억원이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 투자 시기가 상장과 맞물리면서 사전 정보를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마브렉스는 지난해 5월4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했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보유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4월21일로 당시 시세는 4만1000원대였다. 마브렉스 시세는 빗썸 상장 후 6만5000원으로 뛰었다. 22일 오후 3시 기준 마브렉스의 시세는 1266원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의 단장인 김성원 의원은 전날 열 2차 회의를 한 후 "마브렉스, 넷마블과 같이 회의한 결과, 김남국 의원이 상장 정보를 사전에 취득했을 가능성, 자금 세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공감했다"며 "이번 사건이 김남국 의원 개인의 가상화폐 투기 중독을 넘어 자금세탁, 부정 정치자금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 자세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이 가상화폐 세력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누군가에게 사전정보를 듣고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가상화폐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변씨는 "김 의원의 매매 패턴이나 부족한 가상화폐 관련 지식을 고려하면 시세조종에 이용당하는, 일명 '설거지'에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클레이페이와 달리 마브렉스는 거래량이 많아 자금세탁에 부적합한 가상화폐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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