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멈춰선 시계, 선발 장원준이 돌아왔다

송경모 2023. 5. 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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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과 지난해 중간계투로 뛰면서 뭔가 아쉽고 후회가 남았다. 올해는 미련을 남기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마운드에서도 매번 볼넷을 주고 후회할 바엔 가운데 넣고 홈런을 맞아서, '내 공이 안 통하는구나' 하고 내려오는 게 낫지 않나."

장원준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에게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타선은 선발 전원 안타로 베테랑의 귀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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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장원준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이닝 종료 후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구위 저하 등으로 부진에 빠지며 본업인 선발을 떠나 있었던 장원준은 이날 5년여 만에 승리투수가 되면서 통산 130승 고지에 올랐다. 연합뉴스


“재작년과 지난해 중간계투로 뛰면서 뭔가 아쉽고 후회가 남았다. 올해는 미련을 남기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마운드에서도 매번 볼넷을 주고 후회할 바엔 가운데 넣고 홈런을 맞아서, ‘내 공이 안 통하는구나’ 하고 내려오는 게 낫지 않나.”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돌아왔다. 958일 만에 선발로 1군 마운드에 올라 1844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다음 등판을 더 기대케 하는 투구였다.

장원준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들어 첫 1군 등판에서 마수걸이 승을 거두며 역대 11번째로 통산 130승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에서 현역 선수 중 130승을 거둔 선수는 양현종(161승·KIA 타이거즈)과 김광현(152승·SSG 랜더스), 장원준 단 3명뿐이다.

팀 선발진에 찾아온 위기가 그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고, 이승엽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 중이던 베테랑 좌완에게 대체 선발을 맡겼다.

일종의 도박이었다.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최근 퓨처스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우려가 한둘이 아니었다. 나이는 이미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데다가 구위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감각’이었다. 장원준의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해 8월 28일이었다. 본업인 선발을 내려놓은 지는 더 오래됐다. 2020년 10월 7일이 끝이었다. 통산 승수는 5년 전 2018년 5월 5일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8년 연속 10승을 올리고 소속팀의 연속 우승을 견인했던 리그 대표 좌완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스스로를 증명하며 조금씩 의구심을 지워나갔다. 2회 실책과 연속 안타 등을 묶어 4점을 내줬지만 금세 제 페이스를 찾았다. 빗맞은 안타에도 동요하지 않고 집요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구석구석 찔렀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섞어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에게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타선은 선발 전원 안타로 베테랑의 귀환을 반겼다. 2회 4점을 내주며 자칫 분위기를 내줄 뻔했으나 3회 곧바로 5점을 몰아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경기 후 축하 꽃다발과 물세례를 받은 장원준은 “이번에 안 되면 더이상 기회가 없다는 심정으로 던졌다”고 털어놨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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