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현대를 만나다…노복환 서예가 '금강경의 밝은 빛'
서예의 범주에서 빚어낸 새로운 창조를 선보이는 풍천 노복환 작가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서예와 불교, 서양화풍이 어우러진 그만의 세계를 선보인다.
오는 31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전관에서 열리는 ‘상방대전으로 쓴 금강경전-금강경의 밝은 빛’ 전시에서다.
전시에선 ‘행초서 대가’로 알려진 노 작가의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돋보인다. 그동안 13체 천자문을 다양하게 변용하고 100~150년 된 고지를 활용해 서예의 현대화 속에 서예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왔던 그는 이번엔 재료와 기법을 다양화 해 서양화풍 등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다양한 서체로 풀어낸 ‘금강경’이 돋보인다. 전시의 중심인 ‘금강경’은 상방대전(上方大篆)과 광개토대왕비체로 풀어냈다.
상방대전으로는 5천400자의 금강경을 새겼다. 상방대전은 인전(印篆)의 한 형태로 필획을 중첩하고, 쌓아 올려 인면(印面)을 가득 메우는 서체를 말한다. 전지가 23장, 길이만 총 16m에 달한다. 이 작업에만 꼬박 45일이 걸렸다.
광개토대왕비체로 쓴 ‘금강경’은 글자당 가로 세로 각 2cm로 전지 두 장 반이다. 광개토대왕비서체는 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서체로 알려졌다. 강한 남성미, 예스럽고 질박한 아름다움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드러내 준다. 노 작가는 “광개토대왕비를 분석해보면 정방형이 아니라 획의 방향이 다양하다”면서 “지금 봐도 광개토대왕비 같은 형태의 자형이 없는데, 그 점을 살펴서 썼다”고 밝혔다.
눈 여겨 봐야 할 점 중 하나는 재료 사용의 ‘탈서예’화다. 한지와 고지를 이용하고, 여기에 아크릴 물감과 유화물감을 사용했다. 캔버스에 얹은 작품도 많다. 재료와 표현방식, 소재와 기법은 서양화 작품 요소를 지향한다. 서예와 서양화의 중간지대에서 한지와 고지, 유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 여러가지 혼합 재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는 셈이다.
문자를 기본으로 하지만 문자를 벗어버린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시에는 불교 관련 서예 50점을 비롯해 회화 28점이 내걸린다.
노 작가는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수원서예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대한민국화성서예대전 기획 운영, 한중 교류전 등 서예 발전에 한평생 힘 쏟아왔다.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기법을 더하고, 이질적 재료의 사용으로 서예가 현대로 나아가는 것을 나 자신을 통해서라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서예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변화를 모색한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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