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뜨거운’ 물가… 전통시장 ‘찬 바람’ [현장, 그곳&]

황남건 기자 2025. 1.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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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은 무슨. 손님이 아예 없어요. 한숨만 나오네요."

김씨는 "곧 설날이라 시장이 시끌시끌해야 하는데 올해는 손님이 적어 명절 대목 분위기가 안 난다"고 말했다.

설 명절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지역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군·구는 설 대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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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세 불안정·물가 상승 원인... 차례상 비용 작년 比 3.9% 상승
전통시장 설날 대목 앞두고 ‘적막’... 市 “상인 위한 각종 지원책 운영”
16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깡시장에 손님이 적어 한산하다. 조병석기자


“설 대목은 무슨…. 손님이 아예 없어요. 한숨만 나오네요.”

16일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중심가와 골목이 한산하다. 설 명절을 2주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각종 과일 등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북적이던 예년 모습과 사뭇 다르게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시끌벅적한 시장 흥정소리는 들리지 않고 적막하기만 하다.

한 과일가게 앞에서 손님이 배를 손으로 들고 살펴보다 1개에 4천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을 보고 발길을 돌린다. 안연순씨(68)는 “얼마 전만 해도 2천원이던 배가 이제는 4천원이다”며 “설 앞두고 장을 보러 나왔는데 너무 비싸서 하나도 못 샀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평구 부평깡시장 상황도 마찬가지. 채소 가게 사장 김옥자씨(72)가 가지런히 진열한 채소 옆에 서서 손님들을 기다려 보지만, 좀처럼 지나는 사람이 없다. 한참 만에 장바구니를 들고 가게에 온 손님들도 둘러만 보고 떠난다. 김씨는 “곧 설날이라 시장이 시끌시끌해야 하는데 올해는 손님이 적어 명절 대목 분위기가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많이 올라서 가격 듣고 깜짝 놀라 돌아가는 손님도 많다”며 속상해 했다.

16일 오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한 과일가게 사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황남건기자


설 명절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지역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명절 먹거리 가격이 오른 데다 정치·사회적 불안감 등으로 시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20만3천349원으로, 지난 2024년보다 3.9% 상승했다.

이날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배 경매 가격은 1㎏당 5천759원으로, 지난해 1월26일(1㎏당 4천763원)보다 약 1천원 올랐다. 또 같은 기간 사과 경매 가격 역시 1㎏당 6천595원으로 지난해(1㎏당 6천436원)보다 올랐다.

더욱이 상인들은 지난해 말 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참사 등 무거워진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설 명절 대목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모래내시장 상인 서상구씨(42)는 “계엄과 탄핵 사태, 그리고 제주항공 참사까지 이어진 뒤부터 사람들이 돈을 쓰질 않는다”며 “과일을 5개씩 사가던 손님들이 1개밖에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설 명절 특수를 기대했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시와 군·구는 설 대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는 설 연휴 온누리상품권 환급 규모를 270억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사과와 배 등 8개 주요 성수품 거래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리는 등 소비 진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구는 긴급 민생안정대책으로 동구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고, 부평구는 오는 18일부터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한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상인들이 올해 설 명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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