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팍팍해진 미국살이…"3명 중 1명은 재정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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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로 생활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인 3명 중 1명은 1년 전보다 재정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례 조사 결과 지난해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미국인 비율이 3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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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35% 재정 악화…8년래 최고"
치솟는 물가로 생활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인 3명 중 1명은 1년 전보다 재정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례 조사 결과 지난해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미국인 비율이 3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응답자 중 '잘 지내고 있다'거나 '생활이 편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73%로 집계됐다. 2021년 78%에서 5%포인트 하락했다.
Fed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가장 큰 재정적 부담으로 꼽은 것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응답자의 54%는 고물가로 예산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2는 인플레이션으로 특정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근무 시간을 연장하거나 '투잡'을 뛴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체의 18%에 달했다. 흑인, 자녀가 있는 가구, 장애인 등이 상대적으로 재정적 압박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9.1%) 보다는 크게 둔화됐지만, 여전히 Fed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크게 상회한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저축 여력도 크게 줄었다. 응답자의 51%는 물가 상승으로 저축을 줄였다고 답했다. 퇴직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응답한 비율 역시 2021년 40%에서 지난해 31%로 크게 떨어졌다.
수중에 400달러조차 없는 미국인들도 늘었다. 현금이나 신용카드 사용으로 400달러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전년의 68%에서 하락했다.
미국 가계의 재정 문제는 악화됐지만 미국 고용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견조하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비율은 5%로 1년 전 7% 보다 하락했다. 고용 시장 호황을 상쇄할 정도로 생활물가가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는 뜻이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이고, 일자리가 사상 최대 수준인 시기에 가계가 재정 악화를 경험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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