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ICK] 김병철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

장수정 2023. 5. 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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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게 불륜을 저지르더니,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고 질척거리며 '못난 남편'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지질하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드라마의 유쾌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배우 김병철은 이번에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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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지질한 남편 서인호 역

뻔뻔하게 불륜을 저지르더니,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고 질척거리며 ‘못난 남편’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지질하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드라마의 유쾌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배우 김병철은 이번에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경력단절 주부가 다시 의사에 도전하는 고군분투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가족들을 위해 희생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시였고, 결국 잠시 접어뒀던 목표에 다시금 도전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차정숙의 행보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JTBC

최근 회차에서 1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전’ 결과를 끌어낸 데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닥터 차정숙’만의 유쾌한 전개도 한몫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닥터’라는 단어가 포함이 됐지만 의학 드라마보단 가족 드라마에 방점을 찍어, 고부 갈등, 출생의 비밀, 여기에 불륜까지. 익숙한 전개를 보여주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 엄정화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평범한 주부부터 가족들의 외면에 각성하고, 진짜 의사로 거듭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 그리고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떨며 감정을 폭발하는 모습까지. 극의 중심에서 다채로운 감정들을 겪어내는 차정숙을 능숙하게 소화하며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철없는 모습은 기본, 두 여자 사이를 오가며 지질한 모습을 보이는 남편 서인호 역의 김병철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엄정화도 지금만큼 빛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초반, 차정숙을 무시하며 불륜을 저지르는 뻔뻔함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해 차정숙을 향한 더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오히려 차정숙에게 처절하게 매달리는 지질한 면모로 쾌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깊은 갈등 통해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편안한 재미 선사하는 ‘닥터 차정숙’의 매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칫 시청자들의 큰 분노를 유발해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 통해 가끔은 실소를 유발하는 서인호가 있었기에 ‘닥터 차정숙’의 유쾌함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 질투심에 눈이 멀어 엉뚱한 짓을 일삼으며 웃음을 책임지는 등 변화무쌍한 활약 통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무쌍함은 김병철의 강점이기도 하다.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는 자신의 기준에 맞춰 아내와 자식들을 억압하는 가부장적인 가장 캐릭터로 분노를 유발하다가도,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욕망에 가득 찬 교도소 의료과장 캐릭터로 어느덧 섬뜩함을 조성 했었다.


‘미스터 션샤인’ 속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소화한 감초 역할부터 ‘천리마 마트’ 속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으로 유발하는 공감까지. 그 어떤 분량, 캐릭터도 자신의 색깔대로 소화하며 믿음을 주기도 한다. 코믹이면 코믹, 악역이면 악역. 어떤 역할 맡아도 늘 시선을 끄는 김병철은 ‘신스틸러’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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