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끼리도 비밀 없어야…돌연사 당하기 싫으면 그래야 한다 [건강한 우리집]

류장훈 2023. 5.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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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콜레스테롤 관리의 중요성


고혈압 가족 유병률 2.5배 높아
조기 진단으로 생활 습관 교정
혈중 콜레스테롤 낮춰야 예방

전 세계 사망 원인인 1위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이며, 2위는 뇌졸중이다. 심장이나 뇌 혈관계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다는 의미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약 900만명씩 발병하고, 뇌졸중은 2초에 한 명씩 발병해 6초에 한 명씩 사망한다.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남성 45세 이상 또는 여성 55세 이상 ▶부모나 형제자매 중 혈관질환 가족력 등이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가족력을 파악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첫 번째 스텝이며, 의사에게 자신의 가족력에 대해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은 3대에 걸친 직계가족 또는 사촌 내에서 같은 질병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특정 유전 정보를 물려받는 유전과 달리 가족력은 유전, 생활 습관,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즉 가족력은 조기진단이나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발병 위험성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심혈관 가족력, 협심증 위험 60% 높아


미국 연구팀에서 10년에 걸쳐 6200명을 대상으로 가족력 유무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모·형제·자매들 중 관상동맥질환(CHD), 협심증,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등의 병력을 가진 그룹과 ▶가족 중 1명 이상에서 남성 55세 미만 또는 여성 65세 미만일 때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던 조기 발병 가족력을 지닌 그룹으로 나눠 발병률을 분석했다. 전체 참가자의 36%에서 심혈관 질환 가족력을, 16%는 조기 발병 가족력을 갖고 있었다. 심혈관 가족력이 있을 경우, 가족력이 없는 사람들보다 발병 위험이 관상동맥질환은 37%, 협심증은 60%,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은 28% 높았다. 또 심혈관 질환이 조기에 발병했던 가족력이 있을 경우 관상동맥질환과 협심증,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각각 33%, 58%, 29% 더 높았다.

고혈압은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인 관상동맥질환·협심증·심근경색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다. 고혈압으로 인해 지속해서 혈관이 손상을 입고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과 칼슘, 노폐물 등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데,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장애가 일어나면 협심증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인 약 29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이 20㎜Hg 높아질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 2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의 핵심 위험 인자 역시 고혈압이다. 연령대별로 뇌졸중 기여위험도(PAR)를 분석한 결과, 중년기(55~74세) 뇌졸중의 가장 핵심적인 위험 인자는 고혈압으로 기여위험도가 31%에 달했다. 뇌졸중 환자 100명 중 67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심혈관 질환의 선행 질환인 고혈압 역시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손정식 교수팀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828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고혈압 유병률이 2.5배까지 높았다. 전체 참여자의 43.8%가 고혈압 가족력이 있었으며 이들의 실제 고혈압 유병률은 25.4%였다. 즉,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 4명 중 1명은 고혈압에 걸린다는 뜻이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고혈압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이 대물림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게다가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9세 청소년 55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가 고혈압이 있을 경우 자녀의 고혈압 위험은 3.05배 더 높았다. 대상자 16.2%에서 부모의 고혈압 병력이 확인됐는데, 이들의 과체중 위험은 2.08배, 비만은 2.11배, 복부비만은 2.36배, 지방간 등 간 기능 장애는 2.86배가 더 높아지는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구성성분이자 호르몬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주범이기도 하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높으면 LDL 콜레스테롤 입자가 혈관 내막 안으로 들어와 쉽게 산화되면서 염증 반응이 시작되는데, 이때 대식세포가 산화된 LDL을 잡아먹고 거품세포로 변하면서 덩어리를 이뤄 쌓여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염증 반응이 계속되면 지방 덩어리가 점점 커지고, 커진 덩어리 주위로 칼슘 등이 함께 쌓이면서 굳어진다. 심장은 이렇게 딱딱하고 좁아진 혈관으로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더 높은 압력으로 펌프질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더구나 고혈압은 고혈당과 함께 LDL을 산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동맥경화 진행은 가속화한다.


콜레스테롤이 고혈압·심혈관 질환 주범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고혈압 위험은 낮아진다. 일본의 의대 연구팀이 정상혈압인 중년 남성 1만4215명을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4년 동안 고혈압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167㎎/dL 이하)의 고혈압 발병률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222~369㎎/dL)보다 28% 더 낮았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병률이 27% 더 낮았다. 연구팀은 이 논문을 통해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혈압이 점차 증가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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