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탈의실 쓸래" 美요가학원 발칵 뒤집은 트랜스젠더, 어땠길래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 트랜스젠더 딜런 마일즈(왼쪽).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 버몬트대학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 입구 표지판(오른쪽). 사진 SNS 갈무리, AP=뉴시스

생물학적 남성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여성으로 규정한 미국의 한 트랜스젠더가 한 요가학원으로부터 여성 탈의실 이용을 제지당하자 500만달러(약 66억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출신 트랜스젠더 딜런 마일즈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 요가학원을 상대로 거액의 민사소송을 냈다.

소장에 따르면 마일즈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으나,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다. 생물학적 여성과 같이 가슴 부분이 나와 여성복을 입지만, 남성의 상징인 음경 또한 나와있었다.

마일즈는 지난 4일 오후 5시경 뉴욕 맨해튼 웨스트 27번가에 있는 요가학원 핫요가첼시(Hot Yoga Chelsea)에 수업을 듣고자 찾았다.

요가학원 측은 일전에도 마일즈에게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 탈의실·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고 사전 고지를 했다. 그러나 그는 요가학원 측의 지시를 무시하고 여성 탈의실에 들어갔고 다른 여성 회원들은 항의했다.

당시 여성 탈의실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한 목격자는 트랜스젠더 마일즈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는 "트랜스젠더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그가 남성스러운 옷차림을 입고 여성 탈의실에 들어왔다. 옷을 벗자 그가 남자라고 생각했다"면서 "나와 같이 있던 한 여성은 나체인 상태로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뉴욕 법원에 '성 정체성 차별' 소송이 제기된 것은 2016년 인권법 제정 이후 세 번째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트랜스젠더 권리 소송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제정된 뉴욕시 인권법에 따르면 뉴욕 시민들은 최소 31개의 성 정체성 항목 중 자신이 원하는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개인이 선택한 성 정체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위법에 해당해 처벌될 수 있다.

시 인권법에 따라 뉴욕 내 건물을 찾은 방문자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에 건물 소유주들은 트랜스젠더를 위한 '성중립 화장실'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중립 화장실은 LGBTQ(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두가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다.

맨해튼 중심가에서 상업용 빌딩을 관리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미냐노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변호사로부터 모든 화장실을 바꾸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시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성중립 화장실로 바꿀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