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 프랑스 넘어야 '어게인 2019' 보인다

이준목 2023. 5. 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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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오는 23일 프랑스와 U-20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이준목 기자]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U-20 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어게인 2019'에 도전하는 김은중호가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첫 대결을 펼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에서 프랑스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프랑스를 비롯해 온두라스, 감비아와 함께 F조에 속해있다.

프랑스는 현재 세계 축구를 이끄는 강팀중 하나다. FIFA 랭킹은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27위인 한국보다 25계단이나 위다. 최근 2회 연속 성인 월드컵 결승에 진출해 1회의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기록했다. U-20 월드컵에서는 폴 포그바(유벤투스) 등이 활약했던 2013년 터키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의외로 U-20 대회에서는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게 2011년(4위)과 2013년, 단 두 차례 밖에 없을 만큼, 자국 축구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일단 본선진출이 고작 8회로 한국(16회)의 절반에 불과했다. U-20 월드컵 본선 통산 성적은 누적 승점 66점(20승 6무 9패)으로 13위에 그쳤고, 12위를 기록한 한국(승점 71점, 19승 14무 27패)이 프랑스보다 바로 한 계단 위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프랑스는, 한국이 상대하기 어려운 난적이 분명하다. 한국은 프랑스와 U-20 대표팀간 역대 맞대결에서 1승 3무 4패로 열세다. U-20 월드컵에 본선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두 골차로 무릎을 꿇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에게 2골씩 내주며 2-4로 패했다. 이들이 불과 1년 뒤 자국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에서 성인대표팀의 첫 월드컵 우승과 황금시대를 이끈 레전드로 성장했을 만큼 당시 프랑스는 호화 멤버였다.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내리 3골을 내주며 0-4로 끌려가다가 후반 박진섭(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멀티골로 점수 차를 좁히는 데 만족해야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탈락했고 프랑스는 8강까지 진출했다. 

14년 뒤 2011년 콜롬비아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났다. 이때의 프랑스도  앙투안 그리즈만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칼리두 쿨리발리(현재는 세네갈 대표팀) 등이 포진한 강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프랑스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김영욱(현 대전 하나티시즌)의 프리킥어 동점골로 경기 중반까지 대등하게 맞설만큼 선전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급격한 체력 저하로 수비진의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게이다 포파나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에게 연속실점을 허용하고 1-3으로 아쉽게 또다시 패배했다. 

한국은 1승 2패로 조 3위에 그쳤으나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16강에 합류하여 스페인에 승부차기로 석패할 만큼 끝까지 선전했다. 프랑스는 대회 최초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2년뒤 터키 대회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최근 마지막 대결은 2019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린 친선전이었다. 당시에도 한국은 1-3으로 패배하며 설욕에 실패했다. 하지만 정작 U-20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국이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마요르카)을 필두로 오세훈(시미즈), 이지솔(제주), 이광연(강원), 조영욱(김천) 등을 앞세워 준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반면 프랑스는 16강에서 미국에 덜미를 잡히며 조기에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의 프랑스는 지난해 2022 유럽축구연맹(UEFA) U-19 대회의 4강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자국리그(리그 앙)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선수들이 다수이며, 특히 윌슨 오도베르(트루아)와 알란 비르지니우스(릴) 등은 빅클럽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들로 한국으로서는 가장 경계할만한 선수들로 꼽힌다.

김은중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프랑스는 피지컬이 뛰어나고 개인적 능력이 우수한 팀"이라고 평가하며 우승후보로도 거론했지만 "개인 성향이 더 강한 팀인 만큼 조직적인 협력 수비, 빠른 공수 전환에 중점을 두고 승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4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U-20 월드컵은 각 조 1, 2위팀들과 6개조 3위 중 성적 상위 4개국까지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온두라스(2승)와 감비아(1승)는 해볼만한 상대이기에,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난적인 프랑스를 상대로 선전한다면 한국은 토너먼트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 남은 2, 3차전에 임할 수 있다.

한국의 역대 U-20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성적은 6승 3무 6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승리했던 대회에서는 단 한 번(1981년 호주)을 제외하고 모두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한국은 역대 1차전에서 이탈리아(1981년), 아르헨티나(1991년), 독일(2003년) 등 종종 우승후보급 강팀을 잡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반면 4강 신화를 작성했던 1983년 멕시코 대회(스코틀랜드전 0-2), 8강에 오른 2009년 이집트 대회(카메룬전 0-2). 준우승을 차지한 2019년 폴란드 대회(포르투갈전 0-1) 등, 한국이 역대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대회들을 살펴보면 1차전을 패하고도 오히려 뒷심을 발휘하여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U-20 대회의 특성상, 프랑스와의 첫 경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과 내용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조별리그의 향방은 바뀔 수 있다.

4년 전 정정용호의 영광재현을 꿈꾸는 김은중호는, 지난 대회의 이강인같은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조직력은 더 탄탄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김지수(성남FC),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강성진-이승준(FC서울) 등 현재 K리그 성인 무대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받고 있는 유망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은중호는 아르헨티나에 입성하기 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흘 동안 전지훈련을 치르며 실시한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전력을 다졌다.

한편으로 한국보다 먼저 대회 일정을 시작한 C조의 일본은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마츠키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조별리그 통과의 청신호를 밝혔다.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우리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과연 프랑스라는 높은 산을 넘고 어게인 2019를 향한 순조로운 첫발을 내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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