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사랑과 연대' 모든 가족이 소중하다

2023. 5. 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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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모두 있어서 가족 단위 행사가 자연스럽게 많고, 자녀 선물과 부모님 선물비로 가계지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아무튼 5월이 되면 가족의 소중함, 가족 간의 사랑이 강조되고 과거 우리나라 집집마다 가장 많이 액자에 걸려있던 '가화만사성'이라는 글귀가 떠오르기도 한다.

법률혼을 하지 않고 황혼 동거 중인 부부, 재혼가정에서 부친 사망 후 계모와 자녀로만 구성된 가족은 현행법에 따르면 가족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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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모두 있어서 가족 단위 행사가 자연스럽게 많고, 자녀 선물과 부모님 선물비로 가계지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가족이야 항상 가장 가깝고 소중한 관계이니 굳이 시기를 정해서 기념해야 할까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는 점에서 기념일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5월이 되면 가족의 소중함, 가족 간의 사랑이 강조되고 과거 우리나라 집집마다 가장 많이 액자에 걸려있던 ‘가화만사성’이라는 글귀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 최근에는 많이 바뀌고 있다. 평균 가족 구성원 수가 급격히 줄었다. 1970년에 5.2명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2.3명에 불과하다. 과거 가족의 표준으로 여겨졌던 4인 가구는 1990년에 29.5%에서 2021년에는 14.7%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신 1인 가구가 33.4%까지 증가하고 2인 가구 역시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 수의 증가는 고령화의 영향이 크지만 그만큼 사회공동체의 기본단위 역할을 하던 가족의 기능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족의 기능은 매우 중요하고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좋을수록 사회문제도 줄어들기 때문에 가족 기능의 복원은 필수적이다.

최근 공동체 내 가족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최근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국내 대기업 재단법인이 주는 가족화목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1호’는 혈연, 학연, 지연이 없는 9가족 37명이 모여 공동육아 형태로 자녀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공유공간을 통해 경조사나 명절 행사 등을 함께 보내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종의 사회적 대가족의 모범사례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법과 제도는 아직 기존의 가족 개념에 머물러 있다. 민법상 가족 정의는 ‘혼인이나 혈연으로 이루어진 관계’를 토대로 하고 있고 건강가정기본법 역시 그 정의를 따르고 있다. 이렇게 가족의 개념을 좁히게 되면 가족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실제 ‘가족’들을 소외시키게 된다. 법률혼을 하지 않고 황혼 동거 중인 부부, 재혼가정에서 부친 사망 후 계모와 자녀로만 구성된 가족은 현행법에 따르면 가족이 될 수 없다. 저출산 사회에서 축소되고 있는 가족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족의 범주를 더욱 확대해나갈 수밖에 없는데 법률적으로 이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물론 상속 등 법률적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나 정책 차원에서는 가족 기능 확대를 위해서는 더욱 포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노력 중에 시급한 것이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적인 용어 사용을 없애는 것이다. 아직도 정상 가족의 개념 속에서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지 못하는, 차별의식을 내포한 용어들이 문제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 ‘편모슬하’라거나 ‘혼외자’라는 표현들은 이제는 사라져야 할 용어들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했다.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적인 용어 사용이 차별적인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

세상에는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재혼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존재하고 있다. 사랑과 연대라는 가장 핵심적 가치를 품고 있다면 모든 가족이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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