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생돈 30억 붓는다" 직원들도 몰랐다, 백종원 큰 그림 [월간중앙 독점 인터뷰]
“식어가는 지자체 욕조 데울 수맥(水脈) 찾았다”
■“인구 줄어도 해외 관광객 많이 찾아 오면 지방이 살아”
■“예산 재래시장 리모델링은 공익 관점에서 돈 버는 사업”
■“한국 지방 회생 노하우 쌓아 해외의 낙후 지역 리모델링”
■“내년 총선 러브콜 오더라도 지금 하는 일에 올인할 것”
"인간에게는 시야에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보이는 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거기에 ‘뭔가가 있다’고 ‘인식’할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는 얘기입니다. 지방, 지역, 지역균형발전이란 단어는 국민의 눈에는 들어오지만, 국민이 인식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된 것 같습니다. 백 대표님은 이런 지역 살리기를 실행하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님의 최근 행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한민국의 과제를 온 국민의 눈에 들어오게 하고, 실감케 하는 소중한 자극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자가 5월 9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보낸 휴대전화 SNS 문자의 일부다. 충남 예산군 재래시장을 전국의 젊은 층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게 한 그에게서 대한민국 지역 회생 가능성의 실마리를 읽어내는 인터뷰를 요청한 것이다.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답장이 날아왔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외국 출장 중이라 입국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국내외를 바쁘게 오가는 백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요즘 가장 핫한 인물이다.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 사업가로서 손을 대는 분야마다 이목과 명성을 얻은 백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썰렁하기만 하던 충남 예산군의 재래시장을 레트로적 정서와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광장으로 재단장하는 리모델링 실험이 그것이다. ‘전체 분위기는 근현대, 디테일은 초현대’ 슬로건을 내세운 그의 예산상설시장 프로젝트는 뜨거운 반향을 불렀다. 리모델링 이후 인구 8만이 채 안 되는 예산군을 찾은 관광객은 1분기에 100만 명을 넘어섰고, 4월 한 달간 23만 명이 다녀갔다. 이들의 상당수가 ‘출렁다리’ 등 예산군 주요 관광지를 누비는 통에 인근 지역들도 덩달아 낙수효과를 누린다.
줄어드는 인구, 위축되는 지역 경제로 고민하는 다른 기초지자체들에 예산군 사례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와 예산군청에 다른 시·군으로부터 리모델링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백종원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성빌딩 6층에 자리한 더본코리아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그는 대한민국 지방 회생의 키워드를 ‘관광’과 ‘창업’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 이유를 역동적 어조로 설명했다. ‘예산 프로젝트’의 동기와 과정, 목표 역시 일반의 통념과 달리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에 귀속시켰다. 지방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의 예산 프로젝트와 글로벌 사업 구상은 뿌리는 달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인식을 줬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이 다가올수록 백 대표의 상품성을 흥행에 활용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입질도 드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터뷰 내내 쾌활하고 호방한 사업가 기질을 보여준 백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진솔한 속내를 펼쳐 보였다.
넘치는 방문객들로 예산군이 시끌벅적하다. 지방의 뉴스가 전국 단위의 시선을 끌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해냈다.
“제가 유명인사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 측면이 있다. 이렇게 처음 시선은 끌 수는 있지만 어떤 사업이든 콘텐트가 훌륭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예산 프로젝트는 내용이 알차고 소비자에게 감동과 만족을 주는 콘텐트가 있기에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고 본다.”
“업(業)을 접는 건 돈 문제 아닌 자존심 다칠 때”
예산 시장의 매력 포인트는?
“돈 쓰는 사람에게 매력을 준다. 이곳에서는 내가 정말 돈을 알차게 쓰고, 일행들에게 재밌게 밥을 잘 먹게 해줄 수 있다는 확신 말이다. 네 번, 다섯 번 오는 재방문객이 엄청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 가격도 괜찮고, 줄 서서 기다리거나 요리를 하는 것도 재밌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적은 돈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데를 만들어 주는 게 이 사업 포인트다. 한 번 정도는 백종원 이름 보고 올 수 있지만, 재방문은 이처럼 콘텐트가 주는 힘이 없다면 어렵다.”
이 사업에 애착을 가진 계기는?
“사실 지방은 도시보다 음식이 비싸다. ‘왜 그렇지?’ ‘옛날엔 안 그랬는데.’ 그건 사람이 줄기 때문이다. 절대 소비량이 줄어드니 가게를 유지하자면 단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점점 그 가게에는 안 가게 되고 결국 지방은 소멸하는 것이다. 예산상설시장만 해도 어린 시절의 그 넉넉함과 활기는 오간 데 없고 언제부턴가 썰렁하기 그지없어졌다. 오래전부터 왜 그럴까를 생각해왔는데, 제가 외식 사업을 하다 보니 그 퍼즐이 하나둘 들어맞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지방 소멸, 인구 감소를 어떻게 막지? 인구를 어떻게 유지하고 늘리지? 요즘 귀농(歸農), 귀어(歸漁) 등으로 그걸 풀려고 하던데, 나라도 당장 농사지으라면 못하지 싶다. 방법을 달리하자. 지금 젊은이들에게 제일 만만한 게 뭔가? 창업이다. 그리고 외국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다. 예산 시장 리모델링은 하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백 대표는 외식 사업가다. 당연히 한국 외식업의 장래를 고민하게 된다. 그는 외식업종이 번창하려면 경쟁력 있는 식당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리모델링된 예산 상설시장은 승부 근성을 가진 점주들을 양성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고객과 식당 오너의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게 한국의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 방편이라고 봤다.
예산 상설시장 관련 유튜브를 보면 창업하는 점주들에게 영혼이 있는 경영을 유독 강조하는 것 같다.
“무릇 경쟁력은 돈 벌려고 하는 사람보다 그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 생긴다. 돈은 적게 벌어도 손님 만나는 게 좋고, 내 음식을 먹어주는 게 좋은 경영인이 많을 때 외식업은 번창한다. 이런 분들이 업(業)을 접는 것은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자존심을 다칠 때이다. 한국 손님들은 투박한 편이다. 잘 먹었다고 칭찬하는 데 서툴다. 누군가가 음식에 만족하고 칭찬하면 돈은 적게 벌려도 그게 좋아서 버티면서 더 나은 반찬을 만들고자 원가를 안 따지고 연구하는 게 외식업이다. 저는 그런 존중하고 존중받는 외식 문화를 꿈꾼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잘 버텨주고 소비자는 칭찬하는 매너를 보여주는 문화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관광객들을 환대하는 기초 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다.”
“통일 되면 해외 큰손 관광객들 몰려올 것”
예산 프로젝트가 지방 경제 회생,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어젠다를 국민에게 각인하는 효과를 낳은 것 같다.
“우리가 빨리 노하우를 익혀 국가 예산이 잘 쓰이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게 모두에게 이롭다. 사실 이 사업은 지역 살리기에 대한 관심보다는 음식과 관련해 해외를 많이 돌아다니며 마주하게 된 문제의식, 부끄러움 같은 것에서 출발했다. 일본이나 홍콩을 보면 우리와 특별히 멀지도 다르지도 않고, 우리도 그런 장점이 있는데, 유독 이들 나라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더라. 게다가 한국은 인구가 줄어들고, 1인당 식사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여건에서 외식사업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방법을 찾다 보니 국내 인구는 줄더라도 해외 관광객이 더 많이 찾게 하면 될 것 같았다. 우리가 약한 게 뭔가를 봤더니 외지인들에게 더 친절하고 살갑게 대하는 문화적 기반이더라. 우리는 좀 투박하고, 감정에 치우칠 때가 있어 외부인의 관점에서는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독일이 그랬듯이 남북한도 한순간에 통일될 수도 있다. 진짜 돈 쓰는 사람들이 몰려올 때를 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친절 마인드를 다졌으면 한다. 관광 한국의 첫걸음은 외지인에게 온화한 눈길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다. ‘어서 와, 한국에 잘 왔어’라는 마음을 범국민적으로 갖는다면, 대한민국은 어마어마한 관광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공익적인 면과 영리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인가?
“예산 프로젝트에 즈음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제가 이렇게 얘기했다. ‘이 사업을 하면서 공익적 마인드를 잃지 않겠지만 무조건 공익적인 면만을 보는 건 아니다. 더본코리아는 이런 지역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서 이 사업 쪽으로 더 나아갈 것이고, 그래서 더본코리아가 투자한다’고 말이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는 공익 쪽에서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과거 지자체와 사업하는 이들은 ‘이런 사업이 있는데 지자체 돈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우리가 이런 사업하는데 지자체가 보조해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우리는 방식을 달리한다. 우리 돈으로 먼저 투자해 놓을 테니까 지자체는 한번 보고 괜찮다 싶으면 들어오라고 한다. 지자체가 추가로 뭘 할 때는 노하우를 가진 우리에게 용역 의뢰를 하면 된다. 지금 그렇게 가고 있다. 이런 사업을 하니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사업 초기부터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명의로 건물 상가를 매입하는 불가피성을 미리 다 공개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해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재단의 수익용 재산도 효율적으로 잘 운용하자는 취지에서 교육청 승낙을 받아 진행했다.”
백 대표에게 회삿돈 20억~30억원을 들인 예산 프로젝트는 두 갈래 이정표를 제시하는 듯했다. 하나는 여타 지자체로의 사업 확장이고, 또 한 갈래는 이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지자체 리모델링을 포함하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이런 비즈니스 마인드가 결과적으로 지역 회생에 도움을 주는 성과로 이어진다면 평가받을 만한 시도다.
“공직사회, 외양 중시 개발 신중론 고개”
예산군 말고도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미팅 요청이 줄을 잇는다. 당연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다른 지자체와도 일할 참이다. 그간 지역 회생에 투입된 국가 예산이 어마어마한데 그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됐겠나. 제가 하는 방식은 ‘윈-윈(win-win)’을 추구한다. 세금을 확률적으로 더 성공적인 데 쓸 수 있게 해주고, 우리는 용역을 받는다. 지자체도 좋고, 우리도 좋고, 세금 낸 국민도 든든할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이 사업을 전담하는 지역개발팀을 따로 두고 있다. 우리 CFO는 기업 상장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상장 뒤로 예산 프로젝트를 미루자고 하더라.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건 차라리 기회라고 역으로 직원들을 설득했다. 생돈을 지역에 퍼붓는다고 걱정했던 직원들도 변화하고 있다. 비단 우리만 변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도 바뀌는 것 같았다.”
그게 피부로 와 닿던가?
“예산 재래시장 리모델링과 관련된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나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와 함께한다. 공무원들은 일이 늘면 불편해하게 마련인데, 여기 공무원들은 외부 반응이 좋으니 더 신나게 일하더라. 상담을 해오는 여타 지자체들도 예산 프로젝트에서 느끼는 게 많은 것 같았다. 지방에 가서 보면 정말 오래된, 정감이 물씬 묻어나는 건물·공간이 많다. 우리는 예산 시장에 내걸렸던 간판을 따로 모아 다시 붙여 쓰는 등 소품으로 활용하고 스토리로 만들었다. 무조건 새것이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누군가가 오래된 건물을 헌다고 하면 ‘잠깐만’ 하고 홀딩한 뒤 원형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한다더라. 지자체들이 일단 헐고 새 조형물 짓고 보는 일에 조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더본코리아가 주요 활동 무대를 지방으로 가져간다는 말인가?
“우리가 회사를 상장하려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한식(韓食)을 세계무대에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그러자면 자본이 필요하고 주식시장에 상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 살리기나 도시 재생은 추가로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파이가 좀 커져 버렸다. 예산 프로젝트의 노하우를 외국에서도 적용할 정도로 쌓았으면 좋겠다. 해외의 낙후된 지역 개발 사업에도 우리의 노하우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나.”
“잦은 국세청 세무조사가 전화위복”
일하는 기본 마음가짐이 궁금한데.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제게 일은 ‘놀이’와 같다. 큰돈이 왔다 갔다 하는 놀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니 재미가 있다. 남들은 제가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하겠지만 저는 뭔가를 만들고 꾸며서 하는 게 즐겁다.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게임을 할 때는 또 다른 세상에서 일하는 기분이 든다. 즉, 가공(架空)의 세상에서는 게임을 하고, 실존하는 세상에서는 사업을 한다. 그렇게 상상하고 추진하니 재미를 느끼고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
백 대표에게 ‘실패’란 어떤 의미로 다가오며, 두려움엔 어떻게 대처하나?
“젊은 시절 사업하면서 큰 빚도 져보고 실패도 왕창했었다. 건축 사업에 손을 댔을 때는 HS코드(품목 분류코드)를 외거나 무역 인보이스(송장) 쓰는 법을 배우고 건축 공법도 공부했다. 망하니까 죄다 쓸모없게만 느껴졌다. 결국 다 접고 돌아간 곳이 식당인데, 그 일을 하다 보니 희한하게도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다 필요했다. 외국에 음식점을 차리고 가맹사업을 벌이는 데 HS코드, 무역 인보이스 이런 게 다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었다. 시간 낭비라고 치부했던 실패의 경험들이 지금 와서 보니 다 값진 수업이었던 셈이다. 요즘은 어떤 시련이나 실패가 오더라도 그게 다 하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나?
“어떤 일에 실패하면 이게 제게 필요한 일이라서 미리 겪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미리 경험하고, 앞날을 조심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니까 멘탈 유지에도 좋았다. 국세청 세무조사만 해도 그렇다. 예전에 회사 규모에 비해서는 좀 일찍 세무조사가 나왔고, 또 받기도 많이 받았다. 제가 도대체 왜 이런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어차피 경험할 일 미리 겪게 해준 것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깨닫게 됐다. 문제의 소지를 미리 없애고, 편법을 멀리하고 정공법을 쓰는 쪽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됐으니까.”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저는 혼자 상상을 잘하는 편이다. 무형(無形) 세상에서 뭔가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한다.”
상상에는 모티브가 되는, 실존하는 사물이 필요할 텐데.
“저는 욕조를 늘 떠올린다. 지방 살리기를 보자. 지자체라는 욕조에 인구가 줄면서 물이 차갑게 식어간다. 누군가 수도꼭지를 돌려 뜨거운 물로 욕조를 데워줘야 한다. 온수를 어디에 먼저 공급해야 가장 빠른 속도로 뜨뜻해질지 상상해본다. 예산군을 볼 때 읍내에 있는 재래시장이 뜨거운 물을 붓기에 제일 적당한 위치라고 본 것이다. 욕조 전체에 따뜻한 물이 퍼지면 재래시장 밖에 있는 분들도 반드시 혜택을 본다. 다른 지자체들도 지자체별로 그에 걸맞은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그 수맥(水脈)을 찾고,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업체들에 후속 작업을 넘길 수도 있다. 저는 전국적으로 우리 같은 업체가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요식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지만 아직은 접점이 애매하다. AI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 조리용 기구를 만드는 사람, 음식 만드는 사람이 각각 분야가 달라 따로 돌아가고 있다. 이 세 분야가 만나는 순간 인건비 문제도 해결하는 등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사실 저희도 이번에 조리 자동화 기계 관련 회사에 투자를 좀 했다. 인공지능은 요식 산업에도 비전이 있다.”
“정치? 지금의 백종원이 훨씬 좋아”
국내외를 오가며 많은 사업을 벌였다. 운명이라 생각하나?
“어린 시절 어머니는 저더러 외교관이 될 거라고 하셨다. 아마도 제게 역마살이 있어서 그랬을까? 지금 제가 해외 시장을 밥 먹듯 다니는데 그 시절엔 성공적인 외국의 삶이라고 하면 외교관을 떠올렸을 법하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서는 정치권에서 백 대표에게 서울 강남 출마를 제의했다는 얘기도 나왔었다.
“말이 안 된다. 누가 그런 얘기를 하면 역으로 물어본다. ‘당신이 백종원이면 어떤 선택을 할 거냐’고 말이다. 지금의 백종원이 훨씬 좋지 않나. 하고픈 일을 다 하고 성원도 받고 말이다. 정치권으로 들어가면 반대 아닌 반대를 받아야 한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의견이 있을 순 있는데 잘못 얘기하는 순간 완전히 어느 한편에 선 게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연락이 온다면?
“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들 사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절대 안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색깔을 응원하는 분들이 내게는 같이 응원해주니까 너무 고마운 것이다. 이 좋은 일을 내가 왜 내려놓겠나.”
-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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