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영화 보고 울어”…尹, 노무현 14주기 추도식에 화환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5월 제주도 서귀포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 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 행사에 참석한다”며 “윤 대통령은 화환을 보낼 것”이라고 22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추모 메시지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 수석을 통해 유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비공식으로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1월 1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3일 아침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는 메시지를 한덕수 국무총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틋함을 여러 차례 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제주도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찾아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하며 목이 메어 3초가량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6월 13일 오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시 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께서는 순수한 열정과 원칙 있는 국정운영을 해오신 분”이라며 “본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입각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잠시 제가 당시 그 입장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팬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은 2021년 9월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SBS)에 출연했을 때도 노 전 대통령 추모곡인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다. 부인 김건희 여사는 과거 친여 성향 매체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 영화를 보고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 시절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래를 부른 윤석열 대통령. SBS 방송화면 캡처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