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아들, 주사 맞고 혈액암” 백신 피해자 고통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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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완연한 봄 햇살을 즐기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로 '코로나19 백신 희생자 분향소'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천막이 보였다.
분향소를 지키던 이들은 "다들 코로나가 끝났다고 얘기하지만,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에겐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청계광장 합동분향소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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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합동분향소 지키며
“정부, 최소한의 보상 노력을” 호소
지난 20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완연한 봄 햇살을 즐기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로 ‘코로나19 백신 희생자 분향소’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천막이 보였다. 정부가 사실상의 엔데믹 선언을 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빛바랜 천막 주변은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시점에 멈춰서 있는 듯했다. 분향소를 지키던 이들은 “다들 코로나가 끝났다고 얘기하지만,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에겐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청계광장 합동분향소를 세웠다. 분향소에서 만난 김창호(62)씨는 자신을 백신 부작용 당사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정지된 시간인데 자꾸 잊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였던 김씨에게 이상 반응이 나타난 건 백신을 맞은 지 5일째 되는 날이었다. 2021년 6월 평소처럼 버스를 운전하던 그는 갑자기 차가 붕 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버스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던 그는 털썩 주저앉았고, 급하게 찾은 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몸의 왼쪽 절반을 못 쓰게 됐다. 직장에서도 권고사직을 당했다. 김씨는 두 번의 산업재해 신청이 불인정된 이후 마지막 남은 방법인 행정소송을 고민 중이다.
40대 이모씨는 2021년 12월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아들이 갑자기 혈액암을 진단받는 일을 겪었다. 아들은 백신 2차 접종 20일쯤 뒤부터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병원 검사 결과 혈액암의 일종인 버킷림프종으로 나왔다. 장 중첩증으로 대장 20㎝도 잘라내야 했다.
이씨는 주말마다 농구와 축구를 하러 뛰어나갈 정도로 건강했던 아들이 혈액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 그는 “잔잔한 물에 순항하는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런데 백신 주사를 맞고 나서 아이가 그렇게 돼버리니까 한순간에 태풍이 몰아치는 망망대해에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아들이 아프기 전인) ‘3년 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 건수는 9만5318건으로, 이 중 사망 17건을 포함해 2만3796건에 대해 보상이 결정됐다. 4명 중 1명 정도만 인정받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피해자들은 정부가 최소한의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백회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 강기윤 의원실을 통해 코로나 백신 피해 보상 특별법을 제출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지난 19일 ‘불수용’ 의사를 전달했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제출한 법안은 국가에 백신 피해 입증 책임을 두는 것보다 훨씬 완화된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 보상하라’는 것이었다”며 “이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태도는 백신 접종 국민이 당하는 피해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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