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들 집단 폭행 ‘맨발 여중생’의 수상한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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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부모와 오빠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여중생이 사건 초기 "가족에 대한 처벌과 분리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관계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직후 출동했을 때, 해당 학생은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였고 외상도 없었다. 또 A양 오빠의 폭행은 확인할 수 있는 진술이 없었다"며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일차적으로 분리조치가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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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학습된 무기력 가능성”
부친은 임시조치 9호 처분, 구치소 감금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부모와 오빠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여중생이 사건 초기 “가족에 대한 처벌과 분리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관계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구청 측은 신체적 학대 정황을 파악했지만, 여중생의 뜻에 따라 사건 초기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후 수사과정에서 주변 CCTV에 녹화된 당시 폭행 장면을 확인하고 긴급 조치에 나섰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양은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폭력을 휘두른 가족에 대해 처벌과 분리 의사가 없다고 강남경찰서와 강남구청 측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직후 출동했을 때, 해당 학생은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였고 외상도 없었다. 또 A양 오빠의 폭행은 확인할 수 있는 진술이 없었다”며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일차적으로 분리조치가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강남구청은 같은 날 합동으로 학대 가정을 다시 면담하고, 최초 폭행을 시작한 A양 아버지를 강제 퇴거 조치했다. 미성년자만 가정에 남는 상황을 우려해 어머니까지 퇴거 조치는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신체 학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분리 조치는 A양의 의사가 중요했다”며 “전문기관에 학대 가정을 연계하고 관리할 예정이었으며, 임시조치는 수사기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 19일 여중생의 부모와 오빠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못하도록 아동학대처벌법과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임시조치를 검찰에 신청했고, 법원도 받아들였다. A양 아버지에겐 가장 엄한 조치인 7호가 함께 내려졌다. 가해자를 최대 2개월 동안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구금하는 조치로, A양 아버지는 서울 동부구치소에 구금됐다. 어머니는 상담과 분리조치(1~3, 5호), 오빠는 분리조치(1~3호)를 각각 받았다.
A양은 폭행을 당한 지 사흘이 지난 뒤에야 아동보호전문시설로 인도될 수 있었다. 경찰이 추가 확인한 CCTV 영상에 15일 새벽 A양 가족이 맨발로 도망가는 A양을 쫓아가 마구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족은 “A양이 병원 진료를 거부해서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가정에서 아동 학대가 이전에도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수연 호시담심리상담센터 대표는 “폭력과 학대를 당한 게 명백한데도 처벌과 분리 의사가 없었다는 것은 ‘학습된 무기력’을 보여준다”며 “지속적인 아동 학대를 당했던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그런 감정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머무는 A양이 다시 귀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한 전문가는 “임시보호 기간이 끝나고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다시 학대당할 것이 두려워 피해 아동이 분리 의사를 표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해바라기센터에서 진행한 A양의 심층 진술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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