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SKT오픈 20번째 컷통과…“골프는 인내가 중요”
컷 기준타수 3타 여유있게 통과
“골프는 인내하고 기다리는 과정”
‘탱크’최경주(53·SK텔레콤)가 들려 준 얘기다.
2014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대회 때 더스틴 존슨, 개리 우들랜드(이상 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둘 다 비거리가 많이 나 그들과 100야드 정도 차이가 났다.
그들이 샌드웨지 잡을 때 최경주는 우드를 잡고 레귤러 온그린을 노려야 했다. 누가 봐도 불공정한 게임이었다. 그러자 동정심이 발동된 갤러리들이 ‘K.J Choi’를 연호하며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그 응원 덕이었을까.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비유되며 뻔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라운드를 마쳤을 때 최경주가 이들보다 2타 앞선 스코어를 제출한 것.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2라운드에서다.
최경주는 전날 1라운드에서 일몰에 걸려 7홀을 미처 마치지 못한 상태서 2타를 줄였다. 하지만 이날 잔여홀 경기에서 2타를 잃어 이븐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곧장 속개된 2라운드에서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0번홀(파4)부터 17번째홀인 8번홀(파4)까지 연속 파행진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9번홀(파5)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이틀 합계 1언더파 141타로 컷을 통과했다.
이번이 이 대회 21번째 출전인 최경주의 대회 최다인 20번째 컷 통과였다. 그는 20차례 컷 통과로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또한 대회 신기록이다.
1, 2라운드에서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디펜딩 챔프 김비오(33·호반건설)와 올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정찬민(24·CJ온스타일)이었다. 둘 다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다. 특히 KPGA코리안투어 최장타자인 정찬민과의 비거리 차이는 7년전 존슨과 쳤을 때와 비슷했다.
비거리가 길다고 해서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김비오는 2라운드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이븐파 142타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정찬민은 이틀간 9오버파를 쳐 컷 탈락했다.
비거리와 스코어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좋은 예가 마지막 9번홀이다. 최경주는 이틀 연속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대다수 선수들이 투온을 노렸으나 최경주는 아예 3온 작전으로 타수를 줄인 것.
반면 당연히 투온을 노린 정찬민은 첫 날은 두 번째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렸으나 3퍼트로 파에 그쳤고 2라운드서는 티샷이 왼쪽 깊은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이날 하루만 25홀을 소화하느라 매우 지친 모습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경주는 “매홀 최선을 다했고, 핀도 코너에 꽂혀 정확하게 쳤어야 됐다”면서 “그렇게 안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2라운드에 17홀 파행진을 하다 마지막에 버디 1개를 잡았는데 보기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이 제일 행복했다”고 라운드 소감을 밝혔다.
그는 25홀만의 버디 상황에 대해 “서드샷 쳤을 때 감이 왔다. 핀 오른쪽에 갖다 놓으면 버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가장 자신있는 2m 오르막 훅 라이에 올려놔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원하는 거리에 올려놓는게 어제 오늘 잘 안됐다”고 했다.
장타자인 두 후배와의 동반 라운드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 나갔느냐는 질문에 최경주는 “골프는 잘 참고 인내하는게 중요하다.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치는지 관심있게 지켜본다”면서 “몸의 턴이나 팔로에서 버텨주는 힘이 나보다 훨씬 세기 때문에 그렇게 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찬민같은 선수의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즐겁게 공을 치고, 자기 게임 안되는 것에 불만도 없는 모습이 신선했다. 몇 번의 티샷 미스로 스코어를 잃었지만 그런 것만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후배에게 덕담을 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를 마친 뒤 다른 짧은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4주 연속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챔피언스투어 PGA 챔피언십, 메모리얼 토너먼트, 위스컨신 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 4주연속 출전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메모리얼은 호스트인 잭 니클로스 초청으로 많이 나갔다. 2주 전쯤 휴스턴에서 잭을 만났는데 반가워 하더라. 항상 아버지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US오픈하고 디오픈이 지나면 플레이어스 시니어대회가 있다. 거기서 우승하면 내년 플레이어스에 출전할 수 있다. TPC코스가 비거리보다 정확성이 필요해 나하고 잘맞아 욕심이 난다”고 했다.
한편 2라운드 결과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노룩 퍼트’백석현(33)이 꿰찼다. 1라운드에서 9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오른 백석현은 이날 3타를 더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 130타를 기록했다.
캐나다 동포 이태훈(33)이 이날 6타를 줄여 3타차 2위에 자리했다. 1라운드 잔여홀 7개홀에서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7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친 이재경(24·CJ온스타일)은 2라운드에서도 1언더파 70타를 쳐 3위(중간합계 8언더파 134타)에 이름을 올렸다.
서귀포시=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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