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용기 타고 G7 가는 젤렌스키...대반격용 무기 지원 호소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21일 일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등장으로 이번 G7에서 F-16 전투기 등 무기 지원이 결정될지 주목된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다닐로프 보좌관은 "매우 중요한 일들이 그곳(히로시마 G7)에서 결정될 것이며,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우리 대통령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미군 군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한다. 니혼테레비는 젤렌스키가 20일 일본에 도착해 21일에 G7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G7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한 무기 지원 등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우크라이나는 곧 영토 탈환을 위해 대규모 반격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서는 G7에 직접 참석해 추가 지원을 강하게 호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NHK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히로시마에 도착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관심은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와의 회담에서 F-16 등 최신예 전투기 제공을 약속할 것인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동안 전황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장사정 공격 능력을 가진 F-16이 꼭 필요하다고 미국 등에 요청해 왔지만,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이번 G7에 초청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G7에는 주요 7개국 정상 외에도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코모로, 쿡 제도 등의 정상이 초청됐다. 특히 그간 친러시아 성향으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 G7과 거리를 둬 왔던 인도, 브라질 정상도 참석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방문으로 중립을 표방하는 이들 국가가 기존 입장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이다. 앞서 G7 정상들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1주년인 지난 2월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고, 마지막으로 기시다 총리가 3월 인도 방문 중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일본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78년 전 인류의 첫 번째 핵 공격 피해지였던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은 특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히로시마=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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