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신약개발, 투자·인력 부족…연합학습으로 힘 모아야"
연합학습 활용한 AI 모델 공유
민간·공공 구분없이 데이터 활용해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인력 수급이 주변국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활용 신약 개발의 가속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연합학습 기술의 활용이 제시됐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AI 혁신 포럼'에서 "신약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계별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가 많이 도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전 세계 AI 활용 신약개발 시장의 절반 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북미 지역의 올해 AI 활용 신약개발 시장은 4억달러(약 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미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기술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과 임상 설계에 AI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AI 신약 개발사들은 투자 유치와 인력 부분에서 중국 기업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의 AI 신약개발 기술 수준은 국내 기업과 비슷하다고 평가받는다. 김 센터장은 국내 기업인 스탠다임과 중국 크리스탈파이(XtalPi)를 예시로 들었다. 2015년 설립된 스탠다임은 프리-IPO(기업공개) 단계까지 878억원을 투자받았지만, 2014년 출범한 크리스탈파이는 533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문인력 역시 스탠다임이 54명에 그친 반면 크리스탈파이는 700명 이상이었다.
그가 지적하는 국내 AI 신약개발 시장의 문제점 역시 인력과 기술 투자의 부족이다. 신약개발과 AI를 모두 이해하는 인력이 부족해 가시적인 성과 도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AI 기술력만으로는 투자 심사가 어려워 기술투자 자금이 부족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이외에도 ▲데이터 접근의 어려움 ▲공동연구의 가시적 성과 부재 등도 지적됐다.
김 센터장은 AI 활용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공사례 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수요가 있는 제약사에 AI 기술을 공급해 단기간 성공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술 로드맵을 구축해 공동 연구와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FL)을 통해 민간과 공공의 구분 없는 데이터 활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연합학습은 각 기관에 분산 저장된 민간 및 공공 데이터를 AI 모델이 학습토록 하는 것. 민감한 의료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는 게 아니라, 분산된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공유해 다 같이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센터장은 "개인정보와 연구 보안이슈를 극복하고 데이터 유출 없이 공공·민간 데이터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연합학습 기반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인 신약 개발 연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도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의 가속화를 위해 'K-MELLODDY'(K-멜로디) 프로젝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멜로디는 유럽 제약사들이 연합학습 기반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한 프로젝트인 'MELLODDY'(멜로디)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물리적인 데이터 공유 없이 여러 기관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K-멜로디를 기반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AI 신약개발 방법론을 개발하겠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앞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도 개회사에서 "연합학습 기반 AI 모델이 단독 AI 모델에 비해 성능개선 효과가 있다는 건 EU-MELLODDY 프로젝트에서 확인됐다"며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한국형 멜로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연합학습 기술을 상용화하고 신약개발 데이터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신약개발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AI 신약개발과 관련된 글로벌 기술 동향과 신약개발 성공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계 전문가들과 제약사, AI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는 ▲AI 신약개발과 빅데이터 활용 전략 ▲데이터 공유 활성화 전략과 연합학습 기술의 활용 ▲AI 활용 신약개발, 제약기업의 혁신과 전략적 대응 ▲AI 신약개발, 협업과 투자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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