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혁명 반대” 中, G7 맞서 중앙亞 5개국 ‘운명공동체’ 격상
중국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안보·경제 협력 관계를 다음 단계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국가 내정에 대한 ‘외부 간섭’과 ‘색깔 혁명’ 선동에 반대한다며 미국 등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향해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중국 실크로드 발상지 시안(西安)에서 열린 중국ㆍ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세계는 안정적이고 번영하며 조화롭게 연결된 중앙아시아가 필요하다”며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법 집행, 안보, 국방 능력 건설을 개선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 국가가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 경로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형제가 재물보다 낫다. 민족 갈등, 종교 분쟁, 문화적 장벽은 중앙아시아의 주요 주제가 아니며 누구도 중앙아시아에서 불화와 대립을 조장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1992년 수교 이래 동시에 대면한 첫 회담이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네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핵심 이익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무역ㆍ에너지ㆍ인프라 공동 발전, 공통된 글로벌 안보 구상, 인적 교류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면적인 호혜 협력과 무역 관계 확장을 강조하고 전 분야에 걸쳐 상호 협력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의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702억 달러(약 92조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략적 신뢰와 안보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시 주석은 “역내 국가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부추기는 외부 세력에 단호히 반대하며 지역 안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색깔 혁명’은 2000년대 전후로 구소련권, 동유럽 등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개혁과 시위를 말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같은 시위가 미국이 반정부 세력을 부추긴 결과로 보고 있다. 결국 중국은 이날 일본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에 맞춰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반미 연대를 과시하며 우군 결집에 나선 셈이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강압 외교와 그 폐해’라는 장문을 게재하고 “미국은 강대국의 지위를 이용해 전 세계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강압 외교’의 선동자”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담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비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이 묶여있는 동안 중앙아시아를 중국 영향권에 더 가깝게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들 국가의 발전을 돕기 위해 260억 위안(약 4조90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6개국 정상은 2년마다 중국-중앙아시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음 회의는 2025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릴 예정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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