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김남국까지…"다음 표적 누구냐" 커지는 野 사법리스크
검찰발(發) 사법리스크가 더불어민주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개별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본격화한 가운데 코인 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속도를 낼 경우 파장이 어디까지 퍼질지 가늠조차 힘든 상황이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이성만 의원은 19일 첫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검찰 수사가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답이 정해진 결론이 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며 “저는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게 뇌물을 줬다는 사업가와 일면식도 없다”고 항변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의원들에 대한 사법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의원들 사이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벌써 다음 표적이 누구냐를 두고 온갖 설이 많다”고 전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이성만 의원을 시작으로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인사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우리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이 검찰에 쥐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토지 매입 미신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당 지도부의 늑장 대처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전날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에서도 이재명 지도부의 대처 방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을 수습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문제가 민주당에 놓인 숙제”라고 내다봤다. 한 초선 의원은 “뒤늦게나마 김남국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넘겨 다행이지만, 사실 김 의원이 탈당한 당일(14일) 이뤄진 쇄신 의원총회에서 결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에 첫 출석한 이성만 의원과 함께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의원의 검찰 조사도 임박한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14일 쇄신의총에서 도출한 결의문에 담긴 윤리기구 강화 및 혁신기구 설치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혁신기구와 관련해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쇄신 이상의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기존 혁신위원회는 장경태, 박시영 등 친명계 일색으로 도배됐다”며 “구성원을 다양화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기구와 관련해서도 또다른 비명계 의원은 “현재 윤리심판원장과 윤리감찰단도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서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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