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소송 검토하자...대한항공 “확정된 바 없어”

미국·EU·일본만 승인 남았지만 하나라도 미승인 시 통합 항공사 출범 불가

(대한항공 제공)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미국과 한국 간 여객과 화물 운송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지만, 소송 제기 여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으며 결정이 임박한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만약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항공사 간 합병을 막기 위해 제기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폴리티코는 “미국은 한국에 본사가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법적 관할권은 없지만, 미국 내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기업 결합을 막는 것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2020년 11월부터 조사를 해왔으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미국 내 중복 노선 경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을 운항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3월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의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2021년 가을에도 제트블루와 아메리칸항공의 미국 국내선 제휴에 제동을 거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의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해 대한항공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으며 미국의 언론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당사와 지속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바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한미 노선에는 한국인 승객이 대다수라는 점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강력한 시정 조치를 이미 부과한 점,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 진입·증편이 이뤄지고 있어 경쟁 환경 복원이 가능한 점 등을 설명해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국가 중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역시 지난 17일(현지 시각) “두 회사의 인수는 유럽 경제권과 한국 간 여객·화물 운송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한 가운데, 한 곳이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통합 항공사 출범은 불가능해진다.

[윤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