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성만·윤관석 연이어 조사… 다시 떠오를 '불체포특권' 논란(종합)

검찰이 19일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했거나 받은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현역 의원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문제가 다시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이 의원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기 전 "돈을 준 사실도 전달한 사실도 없다"며 "검찰 수사가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답이 정해진 결론이 되지 않기 바란다.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불법 유출하고 의혹을 부풀려 여론 재판으로 단죄하려는 시도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 주 초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불러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두 의원을 상대로 자금 출처, 구체적인 전달 경위, 돈을 받은 다른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이 검찰의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 봉투 수수자를 특정하는 등 이 사건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 수사에 진척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인물이 누구인지 크게 지역본부장, 상황실장, 현역 의원으로 구분해 특정해가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 윤 의원에 대한 조사 내용과 그간 압수한 증거물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돈 봉투를 받은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여부 등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현역 의원 수십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나가 조사받고 구속영장이 청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검찰이 이 의원과 윤 의원의 신병 확보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 돈 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조사하기에 앞서 두 의원에 대한 구속수사가 꼭 필요하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했거나 살포 과정에 간여했는지는 두 의원이 가장 잘 안다고 검찰은 판단한다.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녹취파일'에서 관련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한다.

검찰이 두 의원을 포함해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국회는 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된다. 이후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검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치권과 법조계는 이 의원과 윤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본다. 두 의원이 이미 탈당한 가운데 민주당 역시도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국회 다수당(167석)인 민주당에서 찬성표가 나오면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민주당이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방탄 국회' 비난을 거세게 받았던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1대 국회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총 6번 이뤄졌다. 노 의원과 이 대표는 부결됐고, 정정순 당시 민주당 의원, 이상직 당시 무소속 의원,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