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위메이드 찾으며 공세강화…野는 '수박 시그널 논쟁'

이지은 2023. 5. 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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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영혼을 코인장에다가 묻어"
양이원영 "마녀사냥하듯이 여론재판"

수십억 코인 의혹에 휘말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여당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다. 여당은 '코인게이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위메이드를 방문하는 한편, 윤희숙 전 의원의 사례를 들어 김 의원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은 김 의원 사태로 촉발된 지지자 내분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윤 전 의원은 19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어쨌든 이분(김남국 의원)은 영혼을 코인장에다가 묻어놓고 계신 분이지 않나"며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전 의원은 2021년 아버지의 농지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인물이다. 본인과 관련된 의혹이 아님에도 깔끔하게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는 점에서 김 의원의 대처와 여러모로 비교된다는 평가다. 윤 전 의원은 "보통 일반인도 나하고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셀프 제척을 한다. '저는 이러이러한 사정 때문에 이 결정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이게 보통 직장 다니는 사람들의 윤리"라며 "법을 만드는 사람, 공약을 만드는 사람, 이런 정치인이 그 정도의 윤리의식이 없다는 것은, 저는 이런 분은 공직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코인게이트 TF에 소속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저희 당의 윤 의원은 부친의 부동산 투자 사실이 드러나자마자 그런 의심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로도 국회의원과 국회의 권위와 국회에 대한 신뢰에 큰 손실을 끼쳤다면서 스스로 사퇴했다"며 김 의원과의 태도 차이를 언급했다.

최 의원 및 코인게이트 TF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이른바 '이익공동체' 의혹을 살펴본다. 최 의원은 "여기에 어떤 불법적인 온상에 있어서 그늘이 있어서 어떤 특혜를 나눠 가지고 불공정한 정보를 가진 일부가 모든 혁신가들과 그 선량한 투자자들이 함께 나눠야 할 부분을 가로채지는 않았는지, 시장의 투명성을 줄이고 이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높임으로써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지 않았는지 그런 부분을 확실히 따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당은 '김남국 사태'를 '민주당 코인게이트'로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태평화교류협회가 발행한 'APP427' 코인을 언급하며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이 코인을 '이재명 코인'이라고 불렀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김 의원이 투자한) 클레이페이는 36억 자금세탁이 목적"이라며 "당시는 대선 기간이었다. 36억 세탁 자금은 누구에게서 받았고 누구한테 전달된 것일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 사태로 지지자들마저도 내분 기미를 보이는 등 아직도 '남국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농업 현장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자,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이를 '수박 처단' 시그널로 해석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박이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인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극성 지지층은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당내 인사들을 수박으로 몰아가고 있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SNS서 "공격당하는 청년 중 한 명은 '누구 하나가 죽어야만 끝날 것 같다'며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명(親明)-비명(非明) 의원간 김 의원에 대한 온도차도 여전하다. '진보라고 꼭 도덕성 내세워야 하나'는 발언이 보도돼 문제가 된 양이원영 의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정확하게 그런 표현을 쓴 건 아니다"라면서도 "김 의원 처음 코인 투자 얘기 나왔을 때 갑자기 60억 얘기 나오고, 뭐 이거 내부정보 이용한 것 아니냐, 뭐 뇌물받은 것 아니냐, 확인되지 않은 그런 사실들로 인해서 굉장히 마녀사냥하듯이 여론재판이 막 이루어졌다"며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당의 원로급 인사들은 이를 '적전분열'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비명 친명으로 갈리면 되겠나"며 "강성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을 옹호하면서 거기를 비판한 분들에게 탈당해라(고 하는데), 이러한 일은 민주당이 적전 분열로 망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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