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극적 타결 이뤄도..."경제·금융·안보 전방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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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이 다음주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루더라도 금융·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막판에 극적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피하더라도 '채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국가'라는 명성에 큰 타격을 입고, 그 영향은 향후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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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이 다음주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루더라도 금융·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막판에 극적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피하더라도 '채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국가'라는 명성에 큰 타격을 입고, 그 영향은 향후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 국채를 더 이상 '무위험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자금 조달 비용은 커지고 있다.
최근 미 국채 경매에서는 내달 첫째 주가 만기인 1개월물 미 국채 수익률이 5.84%까지 치솟으며, 1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협상 시한을 전후로 만기가 돌아오는 초단기 국채 수익률의 고공행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24조달러(약 3경2100조원)에 달하는 국채 발행을 통해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은 부채 한도 대치로 침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채 한도 위기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준비금 가운데 달러 비중은 6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냉전 종료 직전 해인 1990년(50.6%)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화폐의 미래'의 저자이자 미 코넬대 경제학과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견제와 균형을 갖춘 강력한 정책 결정 과정으로 뒷받침되는 건전한 금융 시스템이 작동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부채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하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부채 한도 대치는 미국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4일 디폴트 가능성이 지정학적 위기와 결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이용해 미국 내에서 디폴트 혼란을 퍼트리기 위한 정보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더해 만약 디폴트가 현실화한다면 세계 무대에서 미국 지도부와 미국 기관의 위상을 뒤흔드는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채 협상을 이유로 예정된 아시아 순방 일정을 단축하면서 외교적 타격이 큰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21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만 참석한 뒤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G7 회의 이후 22일 파푸아뉴기니 방문과 24일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연합체) 정상회담을 위한 호주행은 막판에 취소했다. 파푸아뉴기니 방문과 쿼드 정상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정으로, 이 변수가 중국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고 관계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과 17일 열린 1·2차 부채 한도 협상이 빈손으로 끝났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이 협상 결과에 대해 모두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고,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디폴트 상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매카시 의장이 이르면 내주 합의안을 두고 표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법안 통과 절차가 복잡해 미 재무부 현금이 소진되는 '엑스-데이(X-Day)'를 넘길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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