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남국,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태풍 길지 않다"

"가상화폐 전수조사 하면 전화위복"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수십억대 코인 의혹에 휘말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게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며 조언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1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 의원이 지금처럼 언론에 나타나지 말고 자숙하면서 윤리 검찰 수사에 협력하는 대비를 해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김 의원에게 언론을 통한 해명을 하지 말라고 촉구한 바 있다. 박 전 국정원장은 "김 의원으로서는 가상화폐 거래를 한 것으로 검찰의 강제 수사와 그리고 윤리위에 제소됐다고 하면 거기에서 철저한 심사를 받아서 윤리위에 징계 조치가 있든 없든 내려질 것이고 검찰 수사는 그 결과를 봐야 될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기 때문에 자숙하고, 그 추이에 잘 협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의혹이 수그러들 때까지 몸을 사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잠적 중이었던 김 의원은 전날 양양휴게소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얼굴이 팔렸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연예인이나 똑같다. 어디를 가든지 몸 자세, 처신을 잘해야 한다"며 "휴게소에서 있는 것을 찍혀서 올라온 것은 쉬러 가는 것 아닌가, 상황이 그러니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윤리위 절차를 따지지 말고 바로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전 국정원장은 "어떤 살인범도요. 사법 절차를 거쳐서 처벌을 하는 거지. 그러한 초법적인 일이 어디 있나"며 "그건 초법적인 혁명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 사태로 당내에서는 친명(親明)-비명(非明)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국정원장은 "건강한, 건전한 당에서는 그러한 목소리들이 여러 가지로 나와야 된다. 그것을 비명 친명으로 갈리면 되겠나"며 "강성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을 옹호하면서 거기를 비판한 분들에게 탈당해라(고 하는데), 이러한 일은 민주당이 적전 분열로 망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입법 법률 정비를 하고, 공직자 재산 공개에 가상화폐도 포함시켜서 공개를 해라. 이러면 상당히 나올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위공직자를 비롯해서 국회의원들의 전수조사를 해라. 이 세 가지만 하면 오히려 전화위복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