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소매업체 실적 발표...흔들리는 美 소비 심리?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월가 인사이드] 美 주요 소매업체 실적 발표 흔들리는 美 소비 심리?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이번 주에는 주요 소매 판매 업체들의 실적을 비롯해 4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됐죠.
주요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홈디포, 타겟, TJX, 월마트 등이 있었고요. 해당 기업들의 실적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소매 업체들은 미국의 소비 지형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오늘은 월마트, 타겟, 홈디포의 실적 발표 내용과 함께, 미국 소비 상황과 전망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간밤 실적을 공개한 월마트의 실적 발표 내용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월마트의 1분기 매출은 1,523억 달러로 월가 예상을 상회했고요. 전년 대비 약 7.6% 상승했습니다. 주당순이익 역시 1.47달러로 예상을 웃돌았는데요. 이번 분기 실적 상회분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한편 월마트는 의류와 가전 제품 등 비필수소비재 매출은 부진했으나, 식료품이 이를 메웠다고 했는데요. 또,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는 고객들이 지출을 멈추지 않고 있으나, 구매 수량 단위가 줄었다고 했습니다. 또,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소비가 느려지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기조를 보였습니다.
전날 타겟 실적에서도 비슷한 점들이 드러났는데요. 일단 타겟은 월마트에 비해 식료품 판매 비중이 작습니다. 따라서 실적 발표 전 1분기 실적이 부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요. 우려와는 다르게 월가 예상치보다 높은 주당 순이익과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2.05달러였고요. 매출은 253억 2천만 달러였습니다. 타겟은 올 회계 연도 가이던스도 그대로 유지는데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5% 이내 감소에서 5% 이내 증가 사이 범위로 예상했습니다. 관련해서 크리스티나 해닝턴 CGO는 분기가 진행됨에 따라 소비가 줄었다며 소비는 2월에 가장 강했고 이후 약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틀 전이었습니다. 현지 시각 16일에는 미국 소비 상황을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인테리어 전문 소매업체. 홈디포가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주당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월가 전망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약 20년 만의 최악의 어닝 미스라는 말들이 나왔고요. 이날 홈디포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에서 5% 감소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에서 낮춰 잡기도 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첫 매출 하락을 예고한 겁니다. 리차드 맥패일 홈디포 CFO는 소비자들의 재무 상태는 건강하지만,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니까 매출 수치는 앞서 타겟과 월마트보다 훨씬 안 좋았지만,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한 건데요. 전반적인 수치를 짚어봤다면,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시사하는 바는 뭔지도 종합적으로 확인해 봐야겠죠. 일단 소매업체 실적은 당장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더욱 신중해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일단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그리고 불투명해진 경기 전망으로 소비자들이 가전, 가구 등 임의소비재 지출을 줄이고 필수재 위주로 소비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외에도 홈디포 경영진이 지적했듯, 아직 서비스 수요는 강합니다. 그만큼 소비가 필수품. 그리고 서비스로 집중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런 점은 왜 월마트 실적이 타겟보다 긍정적이었는지. 또, 왜 월마트와 타겟 실적이 홈디포보다 괜찮았는지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월마트가 타겟보다 식료품 비중이 높고, 홈디포는 타겟 및 월마트와는 다르게 고가의 비필수소비재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바로 할인점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통상 경기가 좋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월마트나 TJ맥스 등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리는데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월마트는 고소득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이 늘었다고 전했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점차 압박받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은 이번 주 발표된 소매판매 지표에서도 나타났는데요.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의 -0.7%에서 상승 전환했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0.8%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는데요. 골드만삭스 등 일각에서는 소비가 반등한 걸 두고 소비 지출이 견고하다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EY-판테논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부항목을 뜯어보면 의류, 백화점, 가구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이 임의소비재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는데요.
이를 두고 웰스파고는 아직 미국의 소비는 견고하지만, 소비 모멘텀이 점차 줄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태 소비자들은 팬데믹 당시 늘었던 현금으로 소비를 이어 나갔고, 이후 현금이 고갈되자 견고한 노동시장. 즉 임금 상승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점차 소비 지출을 버틸 수 있게 해줬던 요소들이 바닥이 나고 있다고 했고요. 이런 점들은 신용카드 부채액 증가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전망까지 짚어봤는데요. 소비는 미국 경제의 근간인 만큼 앞으로 소비 관련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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