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20개월만 3000건 뚫었다…고개드는 '집값 바닥론'

임온유 2023. 5. 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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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낙폭 6주째 감소
'영끌성지' 급락했던 노원구도 상승세
하반기 역전세난 변수가 문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년 8개월 만에 3000건대로 올라섰다. 매수세가 회복되자 아파트값 낙폭도 6주째 감소했다. 특히 ‘2030 영끌’의 성지로 급등·급락의 파고를 겪은 노원구 거래량이 1년 7개월 만에 200건을 돌파하고 집값도 4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권에 이어 강북 중저가 지역 수요까지 살아나면서 서울 집값 바닥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역전세난·경기침체 변수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거래량 20개월 만에 3000건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00건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여파로 거래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 10월 559건의 5배가 넘는 규모다.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4065건)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1월 1000건, 2월 2000건을 돌파한 데 이어 4월 3000건 벽까지 허물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수세가 살아나자 집값도 보합세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1% 내려 6주 연속 하락 폭이 둔화했다. 이 같은 추이로 볼 때 조만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 전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상승 전환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원은 "실수요층의 매수세가 늘면서 입지 여건이 우수한 단지 위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노원구는 재건축 단지, 용산구는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강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고가에 거래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는 지난달 19일 67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전 최고가 62억원보다 5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신고가 경신까지 단 24일이 걸렸다. 인근 두산위브 전용 131㎡도 지난달 22일 15억2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급락했던 '영끌성지' 노원구도 회복 추세

눈에 띄는 것은 고금리에 집값이 고꾸라졌던 노원구의 부활이다. 4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208건으로, 200건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212건) 이후 19개월 만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난해 9월 30건까지 떨어졌다 올해 1월 100건대를 회복했고 4월 200건을 넘어섰다.

노원구는 지난 부동산 호황기 중저가 아파트를 노린 2030세대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집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지역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아파트값 상승률이 11.43%로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7.13%)을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랠리에 부동산 불황기가 닥치면서 집값이 급락했다. 급하게 오른 만큼, 내리는 속도도 빨랐다.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2월 셋째 주에는 하락률이 1.34%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노원구가 특례보금자리론과 재건축 규제완화의 최대 수혜지가 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노원구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아파트의 비율이 81%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다. 중계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노원구는 2030 영끌이 집중됐던 곳이라 고금리 시기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하락 폭이 더 컸다"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자 급매물을 노리는 수요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꿈틀대자 가격도 덩달아 회복세다.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넷째 주 1년 4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이후 5월 셋째 주까지 4주 연속 상승세다. 실제로 중계·하계동 중저가 구축 위주로 반등 거래도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하계동 하계 1차 청구 84.6㎡(전용면적)는 지난 2일 8억3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직전 거래 2월 7억5500만원 대비 75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중계동 청구 3차 84.7㎡도 지난달 29일 10억6300만원에 거래됐는데, 2월 실거래가 9억2000만원 대비 1억4000만원 이상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노원은 특히 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아파트 단지가 많고, 재건축 규제 완화의 수혜를 입는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도 있어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면서 "앞으로 젊은 층이 추격 매수에 나선다면 접근이 비교적 쉬운 노원·도봉·강서 지역의 경우 오른 호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원구 아파트 전경
하반기 역전세난 등 변수에 '바닥론' 이르다는 시각도

다만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역전세 우려와 경기 침체로 인해 하반기에도 부동산 회복세가 완연하게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중되는 역전세난이 집값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면서 "돈 마련이 여의찮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는다면 매매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규제완화, 기준금리 인상속도 둔화로 주택 거래량이 개선되고 낙폭도 둔화했다"라면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겠지만 이자 부담, 경기둔화 우려가 있어 수요가 있는 제한적 시장만 회복되는 양극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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