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전폭적 지원 등에 업은 김준영,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
하림지주 사실상 최대주주 김준영씨, NS쇼핑 등기임원 선임
비상장사라 경영 부담 적어…김홍국 회장, 양재동 개발에 주력할 듯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휘말렸던 하림지주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김준영 씨가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선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최근 장남인 준영 씨에게 NS홈쇼핑 운영사 NS쇼핑 등기임원 자리를 물려줬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분할과 합병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준영 씨가 본격 경영수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NS쇼핑은 지난 3월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준영 씨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현재까지 직책은 맡지 않은 채 비상근으로 재직 중이다. 재계는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에 입사했다가 2021년 퇴사한 준영 씨가 그룹 내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NS쇼핑 등기임원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해 경영수업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 있다.
NS쇼핑은 하림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인 팬오션·하림·선진·팜스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매출액 5509억원, 영업이익 39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액 규모는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NS쇼핑에서 준영 씨가 성과를 낸다면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 합류할 때 잡음을 줄일 수 있다.
NS쇼핑은 지난 4일 NS홈쇼핑 창립 22주년 기념식을 했다. 김홍국 회장은 영상 축사에서 "홈쇼핑 비즈니스는 디지털 환경에 걸맞게 환골탈태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시기"라며 "두려움 없이 꺾이지 않고 나아간다면 그곳에서 우리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생인 준영 씨가 NS쇼핑에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준 셈이다.
김준영→올품→하림지주 식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앞서 하림그룹은 10여년 전부터 준영 씨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열사 재편 작업부터 했다. 김 회장은 2012년 준영 씨에게 올품 지분 100%를 증여했다. 당시 100억원대 증여세가 부과됐다. 하림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해 올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팜스코와 포크랜드 등 양돈농장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구매했고, 선진·제일사료 등 사료 업체는 올품을 통해 기능성 사료첨가제를 조달했다.
하림그룹 계열사 지원 아래 올품은 성장 기반을 다졌다. 올품은 2015년 12월16일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보통주 6만2500주를 주당 16만원에 매수하고 소각했다. 준영 씨는 보유 중인 올품 주식을 매각해 100억원을 손에 쥐었다.
하림그룹은 이후 계열사 쪼개기와 합병 등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지난해 NS쇼핑을 100%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것을 끝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일단락했다. NS쇼핑을 100% 자회사로 만든 후 유통사업 부문과 투자사업 부문으로 분할했다. 투자사업 부문인 NS지주를 하림지주와 합병했고, 서울 양재동 도시 첨단물류단지사업을 추진 중인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만들었다.
지배구조 개편 후 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은 하림그룹 지배구조 정점으로 올라섰다.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다. 올품 100%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도 하림지주 지분 16.69%를 확보했다. 사실상 하림지주 지분 22.4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셈이다. 김홍국 회장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은 21.1%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3조7753억원, 영업이익 9413억원, 순이익 5690억원을 기록했다.
NS쇼핑 등기임원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 김 회장은 양재동 도시 첨단물류단지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파이시티) 부지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은 규모가 9만1082㎡(약 2만8000평)에 이른다. 하림그룹은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계획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양재 나들목(IC) 주변 약 300만㎡ 개발을 의미하는 '양재 택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가결했다. 양재IC 일대가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하림그룹의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림그룹은 용적률 800%로 개발을 추진 중"이며 "경부고속도로를 양재IC부터 한남IC까지 지하화한다는 소식은 인근 토지 가치가 오를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재동 부지 개발은 물류를 기반한 하림그룹 식품사업의 성장성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자본시장 질서에 경종이 울리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가 진상파악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투자피해 사례와 함께 라덕연 측의 주가조작 및 자산은닉 정황, 다우데이타·서울가스 대주주의 대량매도 관련 내막 등 어떤 내용의 제보든 환영합니다(jebo1@asiae.co.kr). 아시아경제는 투명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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