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는 법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는 본지 보도(18일자 1면)는 여러모로 시사적이다. 가짜뉴스를 잘 믿는 사람들, 즉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매몰된 사람일수록 ‘나는 편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다. 확증편향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 가짜뉴스가 근절되지 않는 심리적 배경이다.
확증편향은 감정의 산물이다. 자신이 믿고싶은 정보를 맹신하고 싫어하는 정보는 배척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이성적’이라 생각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은 ‘비이성적’이라 비판한다. 사실은 정반대다. 확증편향이 강할수록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다.
이성적인 사람이 되는 첫 단계는 ‘인간은 비이성적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진화과정에서 이성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감정이 인간을 지배한다. 감정은 대부분 무의식의 영역이라 이성적으로 감지하지 못하기에 착각한다.
확증편향은 본능적 감정에서 비롯되기에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인간은 편향에 대응할 수 있는 이성을 지니고 있다. 감정은 뇌과학적으로 기억과 경험의 산물이다. 이성이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 행동은 경험과 기억으로 쌓이면서 감정을 변화시킨다.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생각의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좌편향 유튜브를 본다면 우편향 유튜브도 봐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유튜브는 보기 싫다. 감정의 방해다. 그래도 봐야 이성적이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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