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듀오 기지개, 이젠 호랑이가 포효할 차례
‘황소’가 날뛰어야 호랑이가 산다. KIA 타이거즈 황대인(27)과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31·도미니카공화국) 이야기다. 김종국 KIA 감독은 최근 “황대인과 소크라테스가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타선에 힘이 생긴다. 둘이 동반상승했으면 좋겠다”란 말을 자주 했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치며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두 선수가 올해는 주춤하자 나온 말이다.
황대인은 김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주전 1루수로 낙점됐다. 2015년 입단 이후 늘 기대를 모았지만, 주전을 꿰차지 못했던 황대인은 김 감독의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 지난해 타율은 0.256, 14홈런에 머물렀지만, 찬스 때마다 장타를 터뜨려 91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10위이자 팀 내에선 나성범(97개)에 이은 2위.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은 소크라테스는 ‘복덩이’로 불렸다. 지난 시즌 타율 0.311에 17홈런 77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중견수로서 수비도 준수한 편이었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올해는 주춤하다. 황대인은 14일까지 타율 0.211, 홈런 2개에 그쳤다. 타점은 겨우 13개. 소크라테스도 타율(0.273), 홈런(2개), 타점(16개) 등 모든 기록이 지난해에 못 미쳤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진 KIA는 황대인, 소크라테스까지 부진하면서 공격력 빈곤에 시달렸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국내 최고 왼손 선발투수들의 선전에도 승률 5할을 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주춤했던 ‘황소 듀오’의 배트가 다시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황대인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회 솔로 홈런에 이어 7회엔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소크라테스는 8-2로 달아나는 시원한 3점 홈런(시즌 3호)을 터트렸다. 17일에도 황소 듀오는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KIA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범호 KIA 타격코치는 “황대인은 스윙과 밸런스가 나쁘지 않았다. 조금씩 빗맞았을 뿐이길래 그대로 ‘밀고 가자’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비디오 분석을 한 뒤 타이밍이 좋아졌다”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전력분석 파트의 도움을 받아 상대 투수의 약점을 분석한 뒤 잘 대응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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