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협 회장, APP427 코인을 이재명 코인이라며 홍보”
여권이 김남국 의원의 코인(가상화폐) 의혹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연결지으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와 지도부 구성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합법화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위믹스(WEMIX) 코인에 ‘몰빵’한 김남국 의원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적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표를 지내며 P2E 합법화를 공개적으로 약속해 코인 시가 급등을 유도하는 등 입법 로비 의혹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웅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이던 2019년 경기도의 대북소통창구 역할을 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발행한 코인 ‘APP427’도 문제 삼았다. APP427은 경기도가 쌍방울과 함께 대북사업을 추진하던 2019년, 북한에 결제 대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행됐다. 하지만 대북송금 자체가 대북제재 위반인 데다가, 대북사업을 빌미로 투기성 코인을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김웅 의원은 통화에서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이 코인을 ‘이재명 코인’이라고 부르고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북한에 가서 코인을 쓸 수 있다’고 홍보했다는 목격담이 있다. 수사를 통해 실체가 좀 더 드러나면 ‘민주당의 코인 게이트’로 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그동안 김남국 코인 의혹에 대해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조치도 못 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은 자칫 이 대표 문제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전 국민에게 가상화폐를 지급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지속해서 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며 “국민도 단순히 김남국 의원 정도만 연관됐다고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대표를 향해 끝까지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남국 의원 탈당으로 불씨가 사그라들 수 있어서 이 대표를 향한 확전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진상조사단(단장 김성원 의원)은 코인 매각 자금이 민주당 대선 자금으로 흘러갔는지도 의심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일부만 현금화했다”고 했지만, 자금 흐름을 면밀히 봐야한다는 게 여권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코인 거래가 자금세탁 창구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19일 위믹스 코인을 발행한 위메이드의 경기도 성남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공세의 방향을 이 대표 쪽으로 튼 것은 코인 사태를 더 키우겠다는 의도다.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여론조사(5월 13~15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9.9%로 민주당 지지율(34.6%)보다 5.3%포인트 높았다. ‘돈 봉투 살포’ 의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민주당 지지율은 김남국 코인 사태 이후 완연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와 이 대표를 연관짓는 여당의 의혹 제기에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남국 의원이 탈당을 했고 이 대표는 공식 사과를 한 상황인데 여당이 추가로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은 전선을 확대하려는 의도다.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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