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리는 방탄복' 5만벌 계약? 국기연 "성능시험, 정해진 기준과 달라" 반박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18일 방위사업청이 1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성능 미달 방탄복 5만여벌을 구매 계약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며 "감사원의 방탄성능시험은 구매요구서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기연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감사 결과에 이같이 반박하며 "국기연은 계약서상에 정해진 기준과 시험절차에 따라 국내 공인시험기관 및 미군이 사용하는 미국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합격한 제품만 군에 납품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피감기관이 감사원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감사원은 이날 '장병 복무 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며 "감사 기간에A업체가 육군에 납품한 방탄복을 대상으로 덧대지 않은 부분까지 시험한 결과, 일부 방탄복이 중앙부위에서 후면변형량 허용기준(44㎜)을 초과하는 등 군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국기연은 "감사원이 수행한 방탄성능시험은 구매요구서(NIJ, 미국국립사업연구소, 공인 방탄시험기관-STD-0101.06)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며 "방탄성능 측정은 후면변형량 측정부위와 관통 여부 측정부위 두 군데로나뉘고 그 두 군데는 각각의 사격조건이 상이하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은 관통여부 측정부위에서 후면변형량을 측정하고 그 기준을 초과했다고 하는 것은 시험조건에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기연은 거듭 "계약서상에 정해진 기준과 시험절차에 따라서 국내 공인시험기관 및 미군이 사용하는 미국 공인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해 후면변형량 및 관통 성능 모두 합격된 제품만을 군에 납품했다"며 "이 방탄복의 방탄성능은 덧대지 않은 과거 방탄복과 비교해 방탄성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A사가 방탄 소재를 덧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부위는 제외하고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기연은 "사실과 다르다"며 "시험절차서에서 요구한 대로 덧댄 부위는 물론 덧대지 않은 부위와 그 경계까지도 모두 사격 시험해 후면 변형량이 만족함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2022년 3월 덧댄 부위만 시험한 로트에 대해서도 별도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며 "덧대지 않은 부위의 방탄성능이 기준미달이었다면, 2022년 3월 시험한 제품의 로트를 포함한 이 업체의 덧댄 방탄복 모두에 대해서 시정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기연은 향후 국방부, 방사청 및 군과 협의해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항을 구매요구서 개선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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