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아닌 필수’ ESG···아직도 타깃 찾는 중? [경영칼럼]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 ‘비재무성과’를 평가하자는 것이다. 15년 넘은 옛 개념이지만 2019년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기업 평가에 ESG 경영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글로벌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ESG 투자 규모는 40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며, 2030년 130조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ESG로 ‘자본 재분배’의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변화를 주도하느냐 끌려가느냐에 따라 기업가치는 달라진다. 그간 비재무성과인 ESG 평가지표에 관한 각국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다양한 평가 방법이 혼재된 채 사용됐다.
동일한 기업이 전혀 다른 등급을 받는다든지, 친환경에 대한 과장된 평가 등의 그린워싱이 발생되는 부작용도 낳았다. 다행히도 지난 3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캐나다 몬트리올 회의에서 지속 가능성(ESG) 공시 기준을 승인했다. 이번 기준에는 ESG 정보 공시 시 ‘재무제표’와 ‘지속 가능성 공시’를 동시에 제출하도록 했다. 최종 공시 기준서는 6월 말 확정 발표하고, 2024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제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지만 과제가 산적하다.
첫째, 그린워싱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환경부는 2021년부터 ‘녹색분류체계(K-texonomy)’를 발표해 그린워싱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정부가 좀 더 집중해 대응해야 할 부분이다.
둘째, ‘공급 업체 전체의 탄소 배출 저감’인 글로벌 공급망 대응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RE100 (Renewable Energy 100%)을 이미 달성한 애플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해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망 ESG 관리 기준이 강화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번 4월에만 해도 글로벌 서버 1위 기업인 델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애플 등이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주문할 때 재생에너지 이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런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위협이 된다.
셋째, 건설 부문 탄소중립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건설 부문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8%를 차지한다. 산업과 수송 부문은 상호유동적이라 대응이 쉽지 않다. 경제 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어렵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도 있다.
반면 건물 부문 탄소 배출량 감축은 훨씬 실현 가능성이 높고 효과도 뛰어나다고 본다. 이를 실천하는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 EP100(Energy Productivity 100%)이다. 에너지 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는 RE100보다 다소 완화된 개념이다. (1) 기준 연도를 설정해 25년 이내 에너지 생산성을 2배로 높이는 목표 달성 (2) 기업 보유 시설별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설치 (3) 2030년까지 보유 신축·기존 건축물의 탄소중립 기준 충족이라는 3가지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하면 된다. 여기에 건축물 탄소중립 기준 충족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EP100을 통해 건축 부문 탄소중립을 이뤄낼 수 있다.
[고정림 아키테코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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