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美·中갈등, 5~10년내 3차대전 불씨 될 수도 있어”

키신저 전 장관이 2017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았을 때의 모습. ⓒ EPA/연합뉴스

미-중 데탕트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5~10년 안에 미국과 중국이 전쟁으로 공멸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중관계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중이 패권경쟁을 가속화하면서 “세계는 어느 쪽도 정치적 양보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균형에 대한 어떤 식의 교란도 재앙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류의 미래는 두 국가에 달려 있다”며 “미·중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며 비밀리에 방중해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이뤄냈다. 닉슨 대통령의 방중 이후 미국과 중국은 1979년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달 27일 100살 생일을 맞는 그는 현재 국제 정세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AI가 5년 안에 안보 영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기에 미-중이 5~10년 안에 AI의 군사화 문제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면 재앙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쟁을 피하려면 중국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은 강대국으로 도약하고 싶을 뿐 지배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뿌리 깊은 유교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권력보다 권위를 챙기고 싶어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만큼 미·중이 현재 세계평화를 해치는 주범이라는 인식부터 먼저 가지라고 그는 조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두 나라가 모두 동참할 만한 세계 질서를 제시하고 균형점을 찾는다면 최소한 전쟁은 피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