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역전 원동력… 亞게임 단체전 金 목표”

정대균 2023. 5. 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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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선수
지난 14일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성재가 공식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PGA 제공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징병 신체검사를 받았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5타차 역전 드라마를 쓴 다음날인 15일 오전이었다. 신검을 받은 뒤 임성재는 오후 비행기로 출국, 18일 밤 개막한 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임성재가 신검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군대를 가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왜 이 즈음에 신검을 받았을까. 추측건대 오는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은 어떻게 보면 한 번밖에 없는 기회니까 개인전도 개인전이지만 4명이 집중을 잘해서 단체전도 우리가 금메달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우리금융 챔피언십 개막에 앞서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하는 조우영과 장유빈에게 밥을 사면서 “너희들이 진짜 중요하다”고 독려했다고 했다.

인터뷰에선 스물 다섯 살의 보통 젊은이들에게서 볼 수 없는 단단함이 느껴졌다. 답변은 논리 정연했고 막힘이 없었다. 골프 테크닉 부분을 얘기할 때는 더욱 더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가장 궁금한 것이 있었다. 승부의 결정타가 된 18번홀(파5) 세 번째 벙커샷이었다. 그는 50m 지점에 있던 볼을 핀 1.5m 지점에다 정확히 갖다 놓은 뒤 버디를 잡아 승부를 매조지했다.

임성재는 “50m 거리의 벙커샷은 PGA 투어 선수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거리다. 그래서 긴 거리 벙커샷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그 느낌을 살려서 했는데 잘 맞아 떨어져 버디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놀랍게도 이 때 임성재가 잡은 클럽은 샌드웨지가 아닌 피칭웨지였다. 주말골퍼들을 위한 팁 차원에서 그 이유를 들어 봤다. 임성재는 “클럽이 길면 길수록 좀 두껍게 맞아서 거리가 좀 더 나간다. 그래서 거리가 멀면 멀수록 좀 긴 클럽으로 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면 스윙도 무리하지 않고 탑핑을 방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재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2승째를 거뒀다. 흥미로운 것은 4년전 첫 우승이었던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7타차, 이번에 5타차 역전승이었다는 점이다.

‘역전의 명수’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또 있다. 갤러리의 응원이다. 임성재는 “‘내가 PGA 투어에서 그래도 잘해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제 자신도 좀 많이 뿌듯했었다”며 “마지막날 티박스 뒤에 사람들이 꽉 차있는 것을 보고 매우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우승도 좋지만 이번 시즌 PGA 투어서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속내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그는 “롱게임 면에서는 드라이버가 10야드 정도 더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쇼트게임을 항상 보완해야 한다. 드라이버랑 롱라이언은 톱 선수들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쇼트게임은 다르다”고 했다.

세계랭킹 1~3위인 욘 람(스페인)과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대해 “대결하기 힘들다”고 쿨한 반응을 보인 임성재는 그 이유로 “멀리 똑바로 쳐서 티샷 다음부터는 나보다 짧은 클럽으로 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 가장 멀리 치는 매킬로이와는 드라이버샷이 30야드나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임성재는 “한국을 대표해서 PGA 투어서 칠 수 있을 때만큼 치고 싶다. 20년 이상 롱런하고 싶다”면서 “나를 능가하는 후배들이 오겠지만 계속 우리나라 출신 선수 중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그는 자신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임성재는 “콘페리 큐스쿨에 무조건 빨리 젊었을 때 응시해야 한다. 20살, 19살 때 도전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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