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겐 예를 차리지 말라”… 10년 만에 되새기는 박경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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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컬렉션'을 출간하는 다산책방이 '일본산고'를 10년 만에 재출간했다.
박경리는 1990년 국내 잡지에 발표된 일본 지식인의 글 '한국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를 보고 곧바로 '일본인은 한국에 충고할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반론을 썼다.
일본이 식민지배 사죄와 관련해 할만큼 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도 종종 나오는데 박경리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통분이 무슨 사과인가? 그러고도 욕을 안 먹겠다는 것은 뻔뻔스러운 일이다"라고 직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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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지음
다산책방, 176쪽, 1만6700원
‘박경리 컬렉션’을 출간하는 다산책방이 ‘일본산고’를 10년 만에 재출간했다.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입니다”라고 선언했던 박경리의 일본 비판론을 사후에 묶어낸 책이다. “일본인에게는 예를 차리지 말라”는 유명한 문장이 이 책에 나온다.
박경리는 1990년 국내 잡지에 발표된 일본 지식인의 글 ‘한국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를 보고 곧바로 ‘일본인은 한국에 충고할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반론을 썼다. 일본 학자는 “지금 사람들은 피지배·피억압의 역사를 우겨대면서 지칠 줄 모르는 듯합니다”라며 한국인들을 꼬집었다. 박경리는 여기에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우리는 현재 반일하는 것이며, 역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반일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일본산고’에 실린 글들은 20~30년 전에 작성된 것이지만 반일주의를 둘러싼 논점들은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민족주의 비판은 1990년대 국내에서 이미 유행이었다. 박경리는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 혹은 무관심을 나타내는 일부 지식층의 이상주의 혹은 지성을 나는 지적 허영으로 본다”면서 “피해자가 불이익을 안고 과연 평등의 세계주의로 갈 수 있는 걸까? 허구요 망상이다”라고 단언한다.
일본이 식민지배 사죄와 관련해 할만큼 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도 종종 나오는데 박경리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통분이 무슨 사과인가? 그러고도 욕을 안 먹겠다는 것은 뻔뻔스러운 일이다”라고 직격한다.
한·일 관계 파탄의 원인이 한국의 반일주의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경리는 자신을 인터뷰한 일본 평론가가 쓴 글을 인용한다. “한국의 반일에는 항상 역사를 동반하며 그것을 증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유의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들 일본인은 소위 역사적 교훈을 배우지 않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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