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훈처 SNS 사진, 5·18 대하는 尹정부 '진심' 보여줘"
국가보훈처(보훈처)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맞아 무장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식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이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5·18을 대하는 '진심'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오월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지만 공허한 약속이었고 진정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보훈처가 5·18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겠다며 SNS에 내건 사진은 계엄군의 시각에서 찍혀 있었다"며 "계엄군이 5·18민주화운동의 주역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보훈처는 이날 ‘5·18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1980년 광주 금남로와 전남도청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트위터 등 공식 SNS 계정에 게재했다. 이 가운데 ‘과거’의 의미를 담은 이미지 중 하나는 무장한 계엄군과 경찰 쪽에서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부적절한 사진 사용'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보훈처는 사진을 삭제했다. 이후 보훈처는 “여러 컷의 5·18 관련 사진 이미지를 보여주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고 미래 통합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였다”며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5·18 유가족이나 한 분의 시민이라도 불편한 마음이 드신다고 하면 결코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시민들의 뜻을 충분히 존중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강 대변인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파렴치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보훈처가 활용한 사진은 윤석열 정부가 보는 5·18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진을 삭제했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번 파문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강 대변인은 이날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5·18 기념식 기념사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무성의의 극치였다"라며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지만 공허한 약속이었고 진정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5·18 기념식이 끝나자 묘역 참배를 간다며 앞 열에 있던 정부가 초대한 각계 대표들과 5·18 관계자들에게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며 "정부 기념식에 초청하신 분들에 대해 인사와 위로를 전하는 것은 국가원수로서 기본적인 예의"라고 꼬집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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