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서 홍수·가뭄·산불…격해지는 기상재해

장은현 2023. 5.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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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징후가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전례 없는 홍수로 수천명이 대피했고 우루과이에선 물 부족으로 염분 농도가 높은 '짠 물'이 상수로 공급되고 있다.

우루과이는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알바로 델가도 우루과이 대통령실 비서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74년 만의 최악의 물 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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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들이 18일(현지시간) 홍수로 피해를 본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파엔차의 한 도로에서 소형보트를 이용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기후 변화의 징후가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전례 없는 홍수로 수천명이 대피했고 우루과이에선 물 부족으로 염분 농도가 높은 ‘짠 물’이 상수로 공급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를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 폭우와 홍수로 현재까지 9명이 사망하고 이재민이 최소 5000명 발생했다. 사비오강, 몬토네강 등 최소 23개 강에서 제방이 무너져 약 37개 마을에 영향을 끼쳤다. 학교는 폐쇄됐고 도로가 침수돼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넬로 무수메치 이탈리아 시민보호부 장관은 “일부 지역에는 36시간 동안 연평균 강수량인 1000㎜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질학자 파리데 안톨리니는 NYT에 “48시간 이내에 이 지역 전역에 평균 8인치(약 20㎝)에 가까운 비가 내린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상 기후 현상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지목하며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지역에서 몇 달 동안 지속된 가뭄으로 땅의 물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서 홍수 피해가 더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도 지난 3월부터 이어진 홍수로 이제까지 약 22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25만명이 발생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이후 이어진 홍수로 남부 샤벨레강이 범람해 인근 도시 벨레드웨인을 덮쳤다. 이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아메드 누르는 언론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바다 같다”고 말했다.

우루과이는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우루과이 남서부와 아르헨티나 북동부 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하다. 알바로 델가도 우루과이 대통령실 비서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74년 만의 최악의 물 부족”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부족한 저수지 물 대신 염분 농도가 높은 강 하구 지역 물을 상수로 공급하면서 수돗물에서 짠맛이 느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건부는 만성 신장 질환자와 임산부 등에게 “수돗물 음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아메리카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식수를 공급하는 카넬로 그란데 저수지 바닥이 15일(현지시간) 극심한 가뭄으로 갈라져 있다. AP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산불은 약 1만2000명 이재민을 낳았다. 현재까지 앨버타주 산림 보호 구역에서 91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 중 27건은 통제 불능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산불에서 나오는 연기 탓에 캘거리 등의 대기 질 지수는 현재 ‘최악’의 수준이다. 주 당국은 지역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산불이 유정과 송유관 등을 덮치면서 에너지 기업들은 원유와 가스 생산을 줄였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셰브런과 파라마운트 리소스 등 기업들은 캐나다에 발생한 산불로 하루 최소 24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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