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체인저스]⑧2개 심장으로 2조클럽 성큼,스마일게이트
또 다른 심장 로스트아크, 국내 기반 급성장
2개 메가 IP 기반 '매출 2조' 노린다
게임은 K콘텐츠 수출의 핵심이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 산업조사를 보면 수출액 124억5000만달러 가운데 게임이 86억7000만달러였다. 비중이 69.6%에 달한다. 음악(7억7527만달러)이나 방송(7억1799만달러) 등과 비교하면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K게임의 수출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기업이다. ‘크로스파이어’는 10년 넘게 중국 FPS 1위를 지키고 있다.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도 해외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인 게임회사는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고 해외로 진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반대였다. 크로스파이어가 홀로 먹여 살렸던 시절엔 해외 매출 비중이 100%에 가까웠다. 현재는 로스트아크를 통해 국내로 영역과 매출을 확장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1조5771억원, 영업이익은 6340억원이다. 이 중 해외 매출이 약 1조원으로, 60% 수준이다. 영업이익만 보면 넥슨·크래프톤에 이어 게임업계 3위이며 국내 전체 기업을 통틀어 48번째로 큰 규모의 영업이익이다. 카카오(5803억원)보다도 많다.
여전히 성장 중인 ‘크로스파이어’지난해 중국 게임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전체 게임시장 매출이 2658억위안(약 48조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다. 미성년자 게임 규제 등의 여파 때문이었다. 중국 게임업계 1위 텐센트조차 ‘역성장’했다. 지난해 게임 매출이 1707억위안(약 3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크로스파이어는 오히려 성장했다.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은 6458억원. 2021년 6076억원에 비해 6% 올랐다. 이 중 중국 비중이 상당히 크다. 2007년 중국 첫 서비스 이래 15년이 지났음에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흥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중국의 리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0개국에 서비스를 하고 전 세계 동시 접속자 수 800만, 누적 유저 10억명을 돌파한 IP(지식재산권)가 바로 크로스파이어다.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화, 중국 내 공급사인 텐센트와의 ‘꽌시(關係)’가 꼽힌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황금색, 용 문양으로 된 총을 게임 속에 넣는가 하면 전통의상을 입은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국심’을 자극한 것이다. 또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장점을 앞세워 저변을 넓혔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진출에서도 큰 무기로 작용했다.
모든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꽌시 문화’가 문화적인 장벽으로 작용한다. 텐센트와 관계 유지를 위해 매년 스마일게이트 임원진이 중국으로 건너가 소통하고 교류를 한다. 텐센트가 후발주자로 출발해 게임업계 1위에 오른 동력 중 하나가 크로스파이어였다. 서로 존중하고 고마움을 잊지 않는 관계다. 덕분에 그간 텐센트와 잡음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와우’ 아닌 ‘로아’ 시대스마일게이트를 지탱하는 또 다른 날개는 로스트아크(로아)다. 지난해 로아를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RPG의 매출은 7370억원이었다. 국내 PC방 점유율 기준 5위권, RPG로는 1위인 게임이 바로 로아다.
1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로아는 게임을 할 때 현금을 얼마나 쓰느냐로 성적이 갈리는 일반적인 ‘K-RPG’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돈 대신 시간을 투자하면 적은 돈을 써도 게임의 끝을 볼 수 있다. ‘한국 RPG의 희망’이라 불린 이유 중 하나다. 다른 게임에서 ‘난민’으로 불리는 이들이 로아에 정착하며 유저가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로아의 인기를 끌어올린 최대 공신은 ‘군단장 레이드’이다. 8인 혹은 4인 파티로 강력한 보스를 상대로 장시간 격전을 벌이는 전투 콘텐츠다. 지난해까지 5개의 군단장 레이드를 출시했고, 올 하반기에는 세계관 하나를 끝맺는 ‘카멘 레이드’ 출시가 예정돼 있다. 논 타깃으로 쉴새 없이 몰아치는 ‘핵 앤 슬래시’는 기존 MMORPG의 강자 ‘와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다.
로아의 성공에는 게임성뿐만 아니라 운영진의 지분도 크다. 그 중심에는 금강선 전 디렉터가 있다. ‘로아는 몰라도 금강선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이른바 ‘빛강선’으로 통하는 그는 게임 매출의 17%를 차지했던 ‘더보기’ 기능 이용 재화를 종전 크리스탈에서 골드로 바꿨다. 크리스탈은 이른바 ‘현질(현금 결제)’이 필요한데, 이를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인 골드로 바꾼 것이다. ‘골드 소모’를 유도해 게임 내 재화 가치를 유지하려는 취지였다. 쉽게 말해 현금을 써야 사용할 수 있던 기능을 게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상화폐를 내고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미래를 위해 당장의 매출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금 전 디렉터는 여름과 겨울 ‘로아온’을 통해 유저와 주기적인 소통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고 장점은 더욱 발전시켰다. 건강 문제로 지난해 사임한 금 전 디렉터의 철학은 로아에 여전히 녹아있다. 로아는 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북미·유럽·남미·호주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올해는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로아는 중국을 가장 잘 아는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이다. 로아는 제2의 크로스파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게임이란 평가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아, 2개의 날개를 장착한 스마일게이트는 ‘매출 2조 클럽’ 가입 관문을 뚫고 비상하기 위해 몸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김병석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상무는 “크로스파이어·로스트아크 등 핵심 IP를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로스트아크의 중국 론칭과 크로스파이어의 VR버전인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 등 4편의 신작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를 확보하고 지속해서 발전시켜 글로벌 탑티어 게임 회사로의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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