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18 원포인트 개헌 촉구’… 정부·여당 “국면전환용 꼼수”

구자창,신용일 2023. 5. 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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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부딪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대선 당시 여야 할 것 없이 약속했던 대국민 공약이었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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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부딪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불리한 정치 상황을 덮으려는 꼼수”라고 맞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대선 당시 여야 할 것 없이 약속했던 대국민 공약이었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도 반드시 5·18 정신을 헌법에 담고 계승하기 위해 실천적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면서도 “이 시점에 불쑥 원포인트 개헌을 들고나오는 것은 불리한 정치 상황을 덮고 모든 이슈를 개헌에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최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에 쏠린 관심을 돌리고 정치적 수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헌 카드를 꺼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 원내대변인은 “개헌을 논함에 있어 정파적 이익이나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다면 그 자체가 헌법 정신을 폄훼하는 행동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것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우리 당 입장이기도 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개헌의 시기와 방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잘 강구하겠다”고만 답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제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포인트 개헌은 국면 전환용 꼼수에 불과하다”며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개헌에 대해 “국민적 합의와 절차가 중요하다”며 “정당한 과정을 통해 헌법을 개정하는 계기에 5·18 정신을 반드시 헌법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원포인트 개헌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거듭 압박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구체적 일정만 제시하면 개헌은 쉽게 국민의 환영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국회에 (일정을) 제안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강력 반발한 것과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5·18 정신을 모독하는 사람은 윤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하자는 게 국면 전환용 꼼수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5·18 정신이 곧 헌법 정신이라던 대통령이 이제 와서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결국 헌법에 넣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정치적 위기 상황에 몰리니까 5·18 개헌을 끌고 나온 것”이라며 “역대 정치인 중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개헌으로 돌파 시도해서 성공한 예가 없다”고 응수했다.

구자창 신용일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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