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승인 안 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은 알박기"

윤성효 2023. 5.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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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경남시민행동-진보당 경남도당 성명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참석 착수식 열어

[윤성효 기자]

 5월 15일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단조공장에서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
ⓒ 경남도청
 
정부가 신한울핵발전소 3·4호기 주기기 제작에 착수한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기에 '알박기 사전 제작'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탈핵경남시민행동은 18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알박기 사전 제작을 당장 중단하라"고, 진보당 경남도당은 지난 17일 "우리는 원전이 아닌 안전을 원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열었다.

경북 울진에 들어설 신한울 3·4호기는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10차)에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원안위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고,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동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먼저 핵심기기 제작부터 들어간 것이다.

탈핵경남시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신한울 3·4호기는 원안위 승인이 나지 않았고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도 완료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민 동의 절차도 완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착수식은 탈법적인 알박기 행사이다"고 했다.

이들은 "수조 원의 돈이 집행됐으니 원안위는 무조건 신속하게 승인하라는 압박에 다름이 아니다"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사전 제작을 이제는 드러내 놓고 착수식까지 홍보하는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력수급계획과 관련해, 이들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한울 3·4호기가 반영되었다고 무조건 건설 승인이 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 변화에 따라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며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허가만 받은 상태로 전원개발실시계획 허가, 환경영향평가, 주민 동의 절차 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해, 탈핵경남시민행동은 "윤 대통령의 '안전 중시하는 관료적 태도를 버리고 추진하라'는 지시 한마디에 공무원들은 국민의 안전과 민주적 절차는 무시한 채 사전 알박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 한 번의 원전 사고는 국가를 파산시키고 수백만 명의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데 안전을 무시하라는 말을 어떻게 제정신으로 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관련해, 이들은 "한수원은 만약 원안위의 승인이 나지 않으면 사전 기기 제작 비용은 한수원이 물어낼 것이라고 답변한다"며 "한수원은 공기업이라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물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동해안 쪽 지진이 빈번한데 지진 같은 자연 재해로 인하여 환경영향평가가 부적합으로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검토할 것이다'라고 답변한다"며 "공정과 상식을 벗어나는 것에 더해 무책임한 태도까지 보이는 한수원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자유의 가치를 주장한다. 국민의 안전과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자유임을 명심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을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 바란다. 알박기 사전 기기 제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성명에서 "이토록 무지막지하고, 고집불통인 정권은 처음이다. 윤석열 정권은 핵폐기물 처리가 불가능하고, 위험하다는 숱한 문제 제기는 귓등으로도 안듣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미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개별 원전부지별 밀집도 및 규모 세계 1위, 원전 규모 대비 30km 반경 인구수 세계 1위다. 특히나 최근 동해안은 55일간 55번의 지진이 발생했고, 15일의 경우 규모 4.5의 올해 최대 규모 지진으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일었다"며 "이 지진의 영향권인 경북 울진·경주, 울산, 부산 등에 이번에 건설에 착수한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원전이 대거 밀집해 있다"고 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작년 3월 경북 울진의 대형 산불로 한울원전이 위협받아 간담이 서늘했던 일을 잊었는가. 경북 월성원전 1호기에서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었다는 사실도 잊었는가"라며 "지금처럼 윤석열 정권이 원전을 미신 숭배하듯 받들어 모시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 우리는 원전이 아니라 안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신한울 3·4호기는 정부 의지가 강하기에 절차 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 본다"며 "창원을 비롯한 경남에 원전 관련 협력업체가 많은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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