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5주년 여의도순복음 이영훈 목사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는 교회 될 것"
“개신교의 출발점은 갱신이다. 저희도 그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창립 65주년을 맞아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창립자인 조용기 목사의 뒤를 이어 2008년 이영훈 목사가 담임을 맡은 지 올해 꼬박 15년째다. 개신교계에서는 “지금까지가 조용기 목사를 섬긴 세월이라면, 앞으로 5년은 이영훈 목사 자신이 꿈꾸어 온 목회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이 목사는 “오늘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생일이다. 65년 전에 다섯 명으로 출발, 세계가 주목하는 교회로 성장했다”며 “한국 사회가 ‘잘 살아보세’ 하며 성장하던 시기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삶이 고달픈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메시지를 전했다. 이것이 성장의 큰 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목사는 또 “한국 교회가 유교적인 말씀 훈련, 제자 훈련에 집중할 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령 체험을 통해 사람들의 목마름을 채워주었다. 통성 기도는 서민층이 많은 저희 성도들이 지금도 교회를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용기 목사의 뒤를 이어 교회를 맡은 이 목사는 취임 2년 뒤에 20개 제자교회(교인 33만 명)를 모두 독립시켰다. 단일 교회로선 세계 최대 규모였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교인 수는 당시 78만 명에서 45만 명으로 확 줄었다. 이후 매년 1만 명 이상 교인 수가 증가, 지금은 58만 명에 달한다.
그동안 이 목사는 구제와 선교에 방점을 찍었다. “초대교회를 보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구제, 또 하나는 선교다. 선교는 어느 교회나 하고 있지만, 구제는 초대교회만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목사는 앞으로 교회의 구제 사업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빈민촌에서 시작했다. 교회가 성장했다고 어려운 사람을 모른 척하면 되겠나. 나는 1970년대에 난지도에 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고 있는데, 이렇게 다르구나. 그런 충격을 지금도 서울 쪽방촌에 가면 받는다. 우리 사회에서 품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품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 말끝에 이 목사는 “성경에도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그는 구한말 한국 기독교는 달랐다고 했다. 선교사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교육ㆍ의료ㆍ정치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3ㆍ1 독립운동을 주도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지금은 일부 교회의 교권주의, 교파의 분열, 고소 고발의 남발 등으로 한국 교회 전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런 위기를 이겨내려면 초창기의 교회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교회사를 돌아보면 한 교회가 100년 넘게 부흥을 유지한 예는 거의 없다. 이 목사는 “국가에도 흥망성쇠가 있듯이 교회도 부흥의 시기와 쇠락의 시기가 있다. 이런 역사를 반면교사 삼아 65주년을 넘어 70주년, 100주년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계속 성장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최근 교단 헌법을 바꾸어서 여성 목회자를 대거 배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목사는 “이건 세계적 트렌드다. 기독교 리더십이 여성 리더십을 많이 쓴다. 우리나라만 보수라는 틀에 갇혀서 여성 목회자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 있을 따름이다.” 실제 교계 모임에 나가보면 90% 이상이 남성 목회자라고 했다. 이 목사는 “이번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만 48명의 여성 목회자가 배출된다. 여성 목회자에게도 남자와 똑같은 권한을 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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