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제2의 우영우 기다리는 KT…“2025년엔 미디어 매출 5조”
‘통신 공룡’에서 ‘미디어 공룡’으로 진화하고 있는 KT가 신작 콘텐트를 앞세워 미디어 매출 5조원 기록에 도전한다. ‘우영우 신드롬’을 잇는 히트작을 만들어 제작·유통·공급망을 모두 갖춘 종합 미디어 사업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슨 일이야
KT는 미디어 계열사인 KT스튜디오지니·ENA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KT그룹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KT그룹의 미디어·콘텐트 사업의 성과를 알리고 향후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연례 행사로 올해 3번째를 맞았다.
KT의 미디어 사업은 꾸준히 성장세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부문 전체 매출은 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지난해 콘텐트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올해는 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콘텐트뿐만 아니라 플랫폼·단말에 이르기까지 고객에게 최고의 콘텐트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지난해 11월엔 스카이라이프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하며 12개 채널을 가진 거대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로 성장했다. 15개 채널을 가진 CJ ENM과 MPP 업계 양강구도를 만든 것. 지난해 4월 보유 채널을 모두 ENA로 리브랜딩한 후 방영한 첫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는 글로벌 흥행에도 성공했다. 현재 KT는 주문형 비디오(VOD), 오리지널 드라마 대본집, 오디오북, 사운드트랙(OST) 등 콘텐트 매출과 플랫폼 광고 수익을 더해 종합 미디어 사업의 면모를 갖췄다. 강 부문장은 “미디어 밸류체인 구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목표했던 2025년 미디어 매출 5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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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 효과 볼까
KT는 올해부터 콘텐트 생산에 힘을 주는 한편 유통·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① 콘텐트가 끌고: KT는 지난해 이후 오리지널 드라마 12편, 오리지널 예능 17편을 제작했다. 내년까지 30여 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 콘텐트 기획 단계부터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더 발전시켜 외부 제작사나 기획사도 KT의 콘텐트 흥행 예측 모델을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미디어 밸류체인이 잘 작동된 덕분에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며 “매 작품이 ‘포스트 우영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② 플랫폼이 밀고: 플랫폼과 단말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거둔 ENA는 자체 제작 콘텐트로 TV 채널과 글로벌 OTT를 동시 공략할 계획. 윤용필 ENA 대표는 “국내 톱(TOP) 5 채널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사업자로 발돋움해 1조원 가치의 채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KT는 인터넷TV(IPTV) 셋톱박스, 무선인터넷 공유기, AI 스피커 기능을 다 갖춘 ‘지니TV 올인원 셋톱박스’도 선보였다. 하만카돈 스피커로 공간 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고 인물 대사가 더 잘 들리는 ‘보이스 부스트’ 기술도 적용했다. KT 관계자는 “TV브랜드나 콘텐트 사양에 맞는 고화질 영상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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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없나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성장세 둔화가 계속되는 중이다.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OTT의 영향력이 커지며 유료방송 업계 전체가 정체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25만 명으로 상반기보다 24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은 사상 처음으로 0%대(0.67%)를 기록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가 24.2%로 가장 높고 SK브로드밴드(IPTV, 17.7%), LG유플러스(14.8%), LG헬로비전(10.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강 부문장은 “IPTV, 위성방송, 케이블방송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증가세가 둔화할 뿐 전체 시장 규모가 줄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엄 셋톱박스를 통해 전체 가입자 성장세보다 매출 성장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1인당 매출액(ARPU)을 올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미·여성국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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