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서 포착된 ‘점퍼 차림’ 김남국…“5·18에 어디 가나”

18일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서 포착
당 진상조사단에 자료 제출 안해
與 “민주, 김 의원 제명에 동참해야”

18일 오전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가평휴게소에서 포착된 김남국 의원. 배승희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 및 보유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18일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포착됐다. 김 의원은 탈당 후 당 진상조사단에 주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코인 매각 약속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제 ‘남국의 강’이 ‘조국의 강’보다 더 깊어지고 있다”고 비꼬면서 민주당에 김 의원 제명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배승희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거 김남국 맞죠? (제보자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가평휴게소에서 봤다고 보내주셨다”며 “5·18에 어디 가나. 표정 좋네”라고 적었다. 배 변호사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의원실 비서관을 지냈다.

배승희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배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 속 김 의원은 보좌진으로 보이는 인물과 함께 차량 트렁크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 의원은 캐주얼한 베이지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은 편안한 복장이다.

이날 국민의힘을 비롯한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은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다수 참석했지만, 김 의원의 옷차림으로 보아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광주·전남에서 예정된 처럼회 워크샵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잠적했던 김 의원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포착됐다”며 “온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놓고 혼자만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국의 강’이 ‘조국의 강’보다 더 깊어지고 있다”며 “민주당도 신속하게 제명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들여다볼 때마다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는 ‘의혹 자판기’가 됐다”며 “그런데도 거래 내역도 일체 밝힐 수 없다, 코인도 팔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은 더더구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제명하기에 충분하다. 김 의원이 스스로 결단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 의혹을 조사했던 진상조사단과 윤리감찰단 활동은 중단됐다.

진상조사는 김 의원이 지난 10일 스스로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당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김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그는 제출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탈당 전 상세한 자료 요청을 한 상태였지만 아직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김 의원에게 자료와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직 김 의원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탈당 전 가상화폐 매각 권고를 받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어렵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한편 김 의원은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다음 날인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며 “국가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얻어서 (최초) 기사를 쓴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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