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분신설 힘 실은 원희룡 맹폭한 野…"한 사람 죽음에 예 갖추라"

나주석 2023. 5. 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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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기획분신 의혹 관련 보도에 힘을 실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두고서 야권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원 장관은 '사실이라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등의 표현을 써 기획분신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동조한 것은 아니지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의혹에는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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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원희룡 장관 SNS통해 기획분신 가능성 거론
민주·정의 논평 통해 강력 비판

건설노조 기획분신 의혹 관련 보도에 힘을 실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두고서 야권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실이 아닌 억측에 동조한 것은 국무위원으로 문제일뿐더러 한 명의 사람으로서도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 장관은 17일 SNS를 통해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사실이라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다. 한 인간의 안타까운 죽음에 놀랐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사실이라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등의 표현을 써 기획분신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동조한 것은 아니지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의혹에는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이런 원 장관의 글에 대해 "노조 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죽음을 또다시 노조혐오의 도구로 삼지 말라"며 반발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무위원이 사실이 아닌 억측을 두고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나아가 가짜뉴스를 이용해 양회동 지대장의 분신을 폄훼하고 노조의 이미지 깎아 어김없이 노조탄압의 기회로 삼으려는 윤석열 정부의 속내가 투명하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 장관이 노동자의 죽음을 노조 혐오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원 장관에게 한 말씀드린다"며 "노조이기 전에, 노동자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이다. 부디,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예를 갖추라"고 당부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원 장관의 글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원 장관이 참고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당시 CCTV 화면과 목격자 말을 근거 삼아, 분신 당시 곁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양씨를 도우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고 소개한 뒤 "경찰 관계자는 양회동 열사가 주위에 시너를 뿌려둔 뒤 동료들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고 경고해 다가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 현장 옆에 있던 YTN 기자들의 진술도 노조 간부는 양 열사를 끊임없이 만류했다는 것"이라고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왜곡 보도를 근거 삼아 ‘기획분신설’을 주장하는 원 장관의 ‘노조 혐오’ 의도가 너무도 투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원 장관의 글을 패러디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원 장관 본인이 이 글을 쓴 게 사실이라면, 사람의 모습을 채 갖추지 못한 자가 일국의 장관을 하고 있었다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고 맹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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