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정부 '통 큰 지원' 환영…"'매년 900명' 인력양성은 도전적 과제"(종합)

문채석 2023. 5. 18. 15: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유율 50% 달성, 세계 1위' 목표 천명만으로 환영
'100兆'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인력 확보 서둘러야

"정부의 통 큰 지원을 환영한다. 다만 10년간 전문인력 9000명을 육성하는 것은 대단히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정책 소식을 들은 업계와 학계의 반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문성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윤 대통령,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업계는 정부가 2027년 점유율 50%를 확보하며 세계 1위를 중국으로부터 빼앗아 올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환영했다.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달 말 작년 한국은 점유율 36.9%로 중국(42.5%)보다 5.6%포인트 뒤진 2위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2021년 8%포인트보다는 격차를 2.4%포인트 좁혔다. 산업부는 5년 뒤 점유율 50%를 달성하려면 약 700억달러(약 93조원) 규모로 디스플레이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자료=산업부]

업계는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중 지원해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하기로 방향을 설정한 것은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부·장 자립화율을 2022년 65%에서 2027년 80%로 15%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힌 점, 매출 1조 기업을 8곳에서 15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점, 내년 상반기까지 OLED 혁신공정센터를 준공하겠다고 밝힌 점 등은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협회 가입 기업 209곳 중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207곳이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을 떠나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업체 위주로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공급망 구축 세부내용.[자료=산업부]

OLED를 넘어 차세대 마이크로LED, 퀀텀닷(QD) 등 차세대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지원을 서두른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역전을 허용한 것이 LCD(액정표시장치) 저가 물량공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먼저 확보하는 것은 필수기 때문이다. 협회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이 2045년 730억달러(약 9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 관계자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300인치 이상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특장점을 갖고 있어 초대형TV, 옥외 공공(퍼블릭) 디스플레이, 차량·스마트워치·XR(확장현실) 등 신시장 수요에 대응할 최적의 기술"이라며 "중국, 대만 등 경쟁국 간 기술 확보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라 기술 선점, 자체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다만 인력양성 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10년간 9000명(연 900명)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삼성과 LG 대학·대학원 계약학과 육성 인력은 250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기업은 계약학과, 정부는 특성화대학원과 산학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인력양성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KAIST 대학원, 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학부 포함)·한양대·성균관대 대학원과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장학금, 학자금 지원 및 졸업 후 자사 입사 보장 조건을 내걸었다. 삼성-KAIST는 2026년까지 석·박사 50명, LG-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는 2027년까지 200명 이상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기초 기술(전기, 전자, 물리, 화학, 재료 등)과 실무(소자, 공정, 패널, 광학, 알고리즘 연구 등) 위주로 가르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학은 등록금 동결 기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적은 상황이라 기업 계약학과에서 얼마나 많은 인재를 육성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느 기업이 무슨 대학과 협업할지 구체화하는 것이 관건이고 교육 커리큘럼은 학부생 이론 수업과 체험형 인턴십 같은 기존 매뉴얼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9000명 육성은 만만찮은 목표"라며 "기업만 부담을 떠안는 방식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인력양성 세부내용.[자료=산업부]

단순히 취업자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세부 분야별로 정교한 육성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협회 관계자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 재편을 통해 많은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인력 육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