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대진표 확정…국민당 허우유이 "철저히 부숴 정권교체"
내년 대만 총통선거에 출마할 국민당·민진당·민중당 3당 후보가 결정됐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17일 허우유이(侯友宜·66) 신베이(新北) 시장을 2024 중화민국 총통선거 국민당 후보로 결정했다고 선포했다. 30년 경찰 경력의 허우 시장은 후보에 지명된 뒤 “철저히 부수고 새롭게 세우는 대파대립(大破大立)으로 정권 교체를 쟁취하자”며 “정권 교체”를 세 차례 외치며 승리를 다짐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18일 보도했다.
17일 국민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주리룬 주석은 과학적 데이터와 국민당 당적의 지자체장과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의견을 통합해 허우유이 시장을 총통 선거 후보로 징발소집(徵召)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국민당은 4년 전의 당내 경선 후유증을 피하기 위해 이번에는 경선을 취소하고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확정했다. 주 주석은 특히 허우 후보와 경합했던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가 넓은 도량으로 이번 결정을 지지한 데 감사를 표시했다. 국민당은 17일 내부 여론조사 결과 허우 후보의 지지도 40.77%, 궈타이밍 31.77%였다고 발표했다.
주 주석은 형사 출신의 허우유이 시장이 폭력배를 소탕한 영웅이자 400만 신베이 시민을 위해 13년간 봉사했고 시정만족도가 대만에서 가장 높은 시장이라고 치켜세웠다. 허우 시장은 자신을 지명해준 당원과 궈타이밍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국제 정세는 전쟁의 위기가 가득하고, 대만은 대립과 충돌로 백 가지 폐단이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반드시 철저히 부수고 새롭게 세우는 대파대립(大破大立)으로 정권 교체를 쟁취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후보를 확정하기 한 시간 쯤 앞서 궈타이밍은 페이스북에 “허우유이는 국민당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의 기초이자 가장 좋은 선택”이며 “약속을 성실히 준수하고 최대한 노력해 허우 후보의 당선을 지지하고 무능한 정부를 물러나게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궈타이밍을 지지했던 한 국민당 중앙상무위원은 궈타이밍에게 허우유이의 러닝메이트를 맡겨야 한다고 건의했다. 다만 주리룬 주석은 아무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대만 중도파 정당인 민중당도 17일 커원저(柯文哲·64) 당 주석을 총통 후보로 지명했다. 커원저는 오는 22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정견을 발표한다.
지난 4월 일찌감치 총통 후보로 확정된 라이칭더(賴淸德·64) 민진당 주석은 17일 선의의 경쟁을 희망한다며 이번 선거가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선거가 아니라 대만의 컨센서스를 한 데 모으는 민주적인 단결 캠페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구인 대만민의기금회가 16일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대만 유권자의 35.8%가 라이칭더를, 27.6%는 허우유이, 25.1%가 커원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허우유이와 커원저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다. 다만 국민당의 한 내부 인사는 커원저가 총통 선거 출마를 공식화 한 뒤로 국민당과 민중당 연대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국민당 내부적으로 궈타이밍과의 협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과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궈타이밍의 패배에 대해 베이징과 협상에 개방적인 궈타이밍 대신 중국과 알려진 관계가 없는 허우유이가 선택받았다며 중국과 거리두기가 이번 대만 선거의 최대 변수라고 짚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금중인 한국 축구 국대 손준호…중국 감방에 5년 갇힐 수도" | 중앙일보
- 송혜교·한소희 '자백의 대가' 출연 불발…PD까지 하차, 무슨 일 | 중앙일보
- "동지"라면서 시너 뿌렸다…25년 동안 거리 떠도는 민노총 | 중앙일보
- 탈북여성이 전한 북한 실상…"동네서 공개처형 본 뒤 탈북 결심" | 중앙일보
- "차량서 성추행, 화상회의땐 옷 벗으라 요구"…줄리아니 피소 | 중앙일보
- "소름 돋는다" 여자 혼자 사는 집 철사 '철컹'…경찰도 경악한 수법 | 중앙일보
- 미성년자와 수차례 성관계한 경찰…들키자 "합의된 관계" | 중앙일보
- "연 생산 30만마리, 재고 10만마리"…이 공장 상품은 '반려견' | 중앙일보
- 가출 친모가 유산 40% 차지…고 구하라 울린 '유류분' 헌재 올랐다 | 중앙일보
- "중국 갑부들 바쿠가이 시작"…일본 료칸 싹쓸이하는 그들, 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