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조국이 저를 불러요" 총탄에 쓰러졌다…尹 참배한 5·18열사들
“엄마, 조국이 나를 불러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고(故) 전영진 열사가 어머니에게 한 말이다. 그는 80년 5월 당시 설거지를 하는 어머니에게 이 말을 남기고 금남로로 향했다. 당시 전 열사는 광주대동고 3학년 재학 중 5·18에 참여했다 계엄군이 쏜 총탄에 숨졌다.
영화 ‘화려한 휴가’ 속 주인공
이중 전영진 열사는 고교 재학 중 5·18과 마주했다. 5월 20일 참고서를 사러 책방에 가다가 계엄군에게 곤봉 구타를 당한 게 발단이다. 이튿날 만류하는 어머니를 뒤로한 채 금남로로 향한 그는 옛 전남도청 옥상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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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 사러 가다 구타…이튿날 총 맞고 숨져
전 열사가 숨진 5월 21일 오후 2시에는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집단 발포한 때다. 이 내용은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 강진우(이준기 역) 사연으로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금도 전 열사 묘비에는 “어머니, 조국이 나를 부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5·18민주묘역에서 전 열사 사연을 들은 뒤 “젊은 학생 시절에 이렇게 돼 안타깝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앞서 그는 5·18 기념식에서도 “오월 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며 “민주 영령 안식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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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닦다 집단 발포 때 숨진 17세 소년
김재영 열사는 금남로에서 구두를 닦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다 5·18 때 숨졌다. 당시 나이 17세였다. 42년간을 무명열사 묘역에 묻혀 있다가 지난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인물이다.
김 열사는 80년 5월 당시 생계 터전이던 금남로에서 5·18과 맞닥뜨렸다. 그는 연일 모여드는 시민들과 함께 시위에 휘말렸다가 계엄군 집단 발포 때 총에 맞았다. 지난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무명열사 유해 5기를 다시 유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친동생을 찾아내면서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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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항전 때 체포…고문 후유증 사망
정윤식 열사는 광주공원 주변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중 5·18을 겪게 됐다. 20세 나이로 광주공원에서 총기 교육을 받고 시민군으로 활동했다. 그는 계엄군에 맞서 최후항전이 벌어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게 체포됐다.
체포 당시 등에 ‘폭도’라고 적힌 채 상무대로 끌려간 그는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후 옥고를 치른 뒤 그해 9월 5일 풀려났지만, 고문 후유증을 겪었다. 그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던 끝에 1982년 2월 28일 숨을 거뒀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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